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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주부의 알.콩.달.콩


BY 이경애 2000-06-22

꼬마주부의 알.콩.달.콩

1.
사랑을 알게 되었을 땐 아마도 중,고등 때 였던 같아요.
간간히 세탁기며 tv를 고치러 오던 서비스센터 젊은 총각 아저씨를 보며 가슴이 방망이질 해댔었고, 옆반 꽃미남 수학 선생
님의 섬세함을 보며 밤새 편지를 썼었거든요.
그래서 결혼도 생각해 보았던 것 같아요.
겉으론 죽어도 결혼 같은 건 안한다며 아름다운 독신으로 살겠다고 했지만 속으론 눈을 뗄 수 없을 만큼의 예쁜 남자를 만
나 그이를 위해 밥상도 되었다가 이불도 되었다가 엄마도 되었다가...그렇게 아름답게 살겠다고 다짐했었으니까요.
그리곤 수많은(?) 남성들을 거슬러 지금의 신랑을 만났어요.
이 남잔, 하얗고 단정한 얼굴로 단숨에 절 사로잡았어요.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사랑으로 극복하고 18개월 연애 끝에 결
혼했어요.
얼른 신랑을 위해 밥상도 되었다가 이불도 되었다가 엄마도 되었다가 그러고 싶어서요.
그러나!
역시 결혼은 생활이더군요.
신랑을 위해 밥상이 되겠다던 저의 결심은 곧 "물이랑 컵은 자기가 좀 갖다 먹어."가 되버렸고 이불이 되겠다던 결심은
있는 이불마저 똘똘 말며 잠꼬대까지 하게 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엄마가 되겠다는 결심은 상추를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으로 버
무려 달라는 그이 말에 "내가 어머니야?"로 막을 내렸죠.
정말 그런가봐요. 연애는 꿈, 결혼은 환상이라더니 이제 6개월 된 저희도 10년 같이 산 부부처럼 맹숭맹숭 사니 말이예
요.
그래도 말이예요, 결혼은 꿀떡을 삼키는 기분이예요.
그 꿀떡 삼키는 기분을 자랑하고 싶어서 아직 시집 안 간 처녀친구들에게 입이 부셔져라 얘기하곤 또 이렇게 아줌마닷컴에까지 소문을 내는 걸 보면요. 자주 쓸거예요. 뭐. 읽어 주시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