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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강아지


BY cosmos03 2001-11-13

장군 녀석과 복순이를 너무 오래데리고 있다보니 녀석들이 가끔은
지네가 개인지~ 사람인지...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정도 많이 들었지만. 조금은 여기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해주고 싶은 마음에
넓은 농장에 보내려고 마음먹고 있다.
한꺼번에 녀석들을 보내고 나면 집안이 너무 허전할거 같아
남편과 아이에게 작은 푸들이라도 한 마리 키우자고 하니
딸 아이는 한길은 펄쩍뛰며 좋아라~ 하는데...
남편은 완전 땡갑씹은표정 같다.
우선은 뱃속에 있는 복순이 새끼들을 낳고, 녀석들이 또 얼마만큼은 커야만 보낼수 있고.
우선은 남편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의논을 했던것인데 남편은 말한다.
" 당신 그 푸들인가~ 뭐시오면 나 또 찬밥만들려고? "
그소리를 들으니...몇년전에 남편의 개로인해 삐?병? 생각이난다.
주인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던 뽀메 한마리가 어쩌다가 우리집에를 왔다.
워낙에 개를 좋아도 하지만, 웬만한 개들의 질병은 알아채고
남편이 수의사가 되어 치료또한 잘 해주는지라
병들고 가망없는 개 들이 우리집에를 종종 들어왔다.
그때 우리집에는 종류별로 기십마리의 개가 있을때이다.

뽀메가 우리집에 들어오던날...
녀석의 배가 몹시도 불러있고. 오줌을 눌때마다 힘들어하며
피 까지 간간히 떨어뜨린다.
처음엔 새끼밴 놈이려니~ 생각을 했었는데
지켜보니 녀석은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어있는거 같다.
녀석을 안고 동물 병원에를 데려가니 큰 병원으로 가 보라한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고...
충남대 동물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는 엑스레이를 찍고
초음파 검사도 하고... 결과는 방광염 이었다.
급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약 2 달 정도 밖에는 살수가 없다고 한다.
난감했다.
아마도 누가 키우다가는 병이 들어놓으니 길에 버린거 같다.
요도에 큰돌이 양쪽으로 한개씩 박혀있는것이 엑스레이상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짐승이지만 딱한마음이 생긴다.
찜찜해 하는 남편을 구슬러서는 수술에 들어갔다.
원래는 20 만원인데, 우리와 맺게된 인연을 듣더니 수술만 해주곤
치료는 집에서 하라는 조건으로 5 만원을 받겠단다.

녀석을 입원시킨지 만 하루도 되지않아 집으로 퇴원을 시켰다.
그리곤 남편의 헌신적인 치료...
수술부위에 소독하고 주사놓고 약 먹이고...
그렇게 뽀메는 우리가족의 사랑과 관심속에 회복이 되고
한 가족이 되었다.
남편도, 그때부터 우리와 생활하시던 아버님도, 또한 딸아이도
모두 그 녀석을 예뻐하며 이름도 초롱이라고 지어주었다.
어느날인가?

시댁에 남매들이 모두 우리집에 모여 저녁과 술까지 한잔씩들 하고 갔다.
모두 돌아가고 나니 치울일만 남아있다.
조금 쉬엇다 치워야지~ 하고는 초롱이를 무릎에 앉혀놓고는 있는데
남편이 이른 퇴근을 하고는 들어온다.
" 나 저녁 안 먹었으니 밥줘 "
" 이 시간까지? 알았으니 조금만 기다려 "
" 지금 배 많이 고파. 그러니 빨리 밥좀줘 "
" 알았어. 기다려 "
대답은 해 놓았는데 선뜻 일어나지질 않는다.
여러사람 저녁을 해 먹인지라 몸이 물먹은 솜마냥 마냥 힘이들다.
겨우겨우 일어나 주방으로 가면서 안고있던 초롱이를 내려놓을 생각도 하지않은채
한손으로 밥을 차린다고 하고 있으니...
주방으로 들어온 남편이 소리를 버럭 지른다.
" 그 개새끼 안 내려놔? "
아차! 싶어서는 얼른 초롱이를 내려 놓았는데
남편은 이미 화가 많이 나 있나보다.
초롱이를 번쩍 안아들더니 현관문을 열고는 밖으로 내 쫓아버린다.
때는 겨울.
따끈따끈히 보일러 틀어놓은 거실에서 생활하던놈을 갑자기 눈보라 치는
밖으로 내 놓으면 감기들것은 뻔한데...
그냥, 모른척 하고는 남편 밥상을 차려다주고 눈치껏 개를 들여놓았으면
아무일 없이 지나갔을텐데...
배 ?樗릿募?남편 밥은 안주고 쪼르르~ 나가서는 초롱이를 데리고 들어오니
남편의 눈 꼬리가 심상치 않다.
채 치우지 않은 밥상머리에 남아있던 술을, 잔에 부어서는 벌컥벌컥 들여마신다.
결국은 개 때문에 사람 싸움이 된것이다.
그렇게 몇잔인가를 거푸마신 남편...
아무말 없이 키를 갖고는 밖으로 나간다.
왜 그때 붙잡지 않았는지...

얼마를 지나놓으니 전화벨이 울린다.
" 고모! 고모부 여기 와 계셔 "
올케언니 에게서 온 전화 이다.
그러며 덧 붙인다.
" 절대로 고모부 여기 계시다는 말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고모에게 얘기하라는거 같아. 그러니 고모가 택시타고 얼른와 "
어쩌나? 가야지.
아버님께 말씀을 드린후에 택시까지 잡아타고 작은 오빠집엘 가보니
술이...세상에 그리도 취해있다.
그러며 계속 횡설수설을 하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 내가 개 보다 못하냐?. 서방이 들어갔는데도 본체도 안하고.. 개만 끌어안고 있으면 다냐?
그 개를 내 보내던지 아님, 나를 내 보내던지.. "
어쩌구~
나참~ 지금 개 한테 질투를 하는건가?
우리둘을 가만히 지켜보던 오빠는 그런다.
" 니네 싸움의 원인이 개 때문이냐? "
그러며 무척 황당해 하는거다.
물론 나도 잘한것은 없다. 하지만 뭔 남자가 쫀쫀하게시리
개 때문에 마음 상한것을 처남집에 까지 물고 와야하느냔 말이다.
그냥, 마누라와 해결하면 될것을...
그렇게 그날은 오빠집에서 하루밤을 신세지고.
이튿날 집에 와서부터는 절대로 남편 보는데서는 초롱이를 예뻐하지 않게 ?榮?
그냥 속으로만 예뻐하고 없을 때만 안아줄 밖에...
그렇게 몇년을 우리와 생활하던 초롱이는
지금은 청주에서 안락한 노후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그런일도 있었는데
다시또 방안에서 강아지를 키우겠다고 하니. 남편은 지금부터 걱정이 되나보다.
자기는 찬밥이되고 왕따~ 당한다고.
그럴리가? 설마? 아무렴 내가 남편보다 개를 더 예뻐할까?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남편을 안심시켜도 남편은 의심을 못 버린다.
밀고~ 땡기고...
얼마전 부터 남편과, 그마누라와 딸... 이렇게 셋이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글쎄 어찌 될른지는 일단은 푸들이 와보면 알겠지.
지금 부탁한지가 꽤나되었는데...
언제쯤 푸들이 우리집에서 한 가족으로 살아가려나?
그때쯤은 남편의 마음도 많이 너그러워져 있으려나?
남편과 강아지...모두 난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