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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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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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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년 중에 하나가 나라는데...


BY 바늘 2001-11-08

어제는 수능시험일이었다.

고1 딸아이는 새벽 찬바람 맞으면서 학교 선배들 격려차 고사장으로 달려 가고 고3 아들은 그시간 쿨쿨 자기방에서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외치면서 잠을자고 ...

이무슨 일인가?

대한민국의 요상한 입시제도로 인하여 오락 가락 속에 단한번 사상 초유로 시행된 대입시 1학기 수시모집 바늘(?) 구멍을 통과한 호사이런가?

남들 긴장하여 침마르는 수능일에 코 곯아 가면서 자고 있는 아들 덩달아 수능일에 고3엄마가 마냥 느슨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참으로 고마운일 이면서 한편으론 남들이 지금 겪는 이런 긴장감을 지난 5월에 너무나 힘들게 겪었기에 에구구~~~

1학기 수시모집은 올해 처음 시행되었고 그 시험제도에 관하여 학교에서도 전혀 사전 자료가 없었기에 관심있는 몇몇 엄마들이 발로 대학 입시 설명회에 찾아다니며 자료를 구해야 했고 때로는 학교 선생님께 자료를 드려야 할 정도였다.

원서를 구하고 지원 대학에서 원하는 스타일에 자기소개소, 학교장 추천서, 학업성적 증명서,구술면접,심층면접,각대학 마다 조금씩 다른성격에 따악 맞는, 맞춤 지원 서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불면의밤을 지세웠던가?

집안 여기 저기는 입시 요강서와 수시모집 원서들이 늘어져 있고 정말 한달여를 어찌 보냈는지~~ 아 ~~끔찍~~

지원한 대학에서 1차 통과, 2차 고배의 잔, 실망하고 앓아 눕고, 다시 다른 대학에 반복 지원하고,그렇게 흘려보냈던 시간들, 심층 면접 전에 거울을 방안에 놓고 수없이 혼자서 자세부터 바르게 하고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지원동기를 구사하는 연습을 밤세워 하던 아이,인터넷으로 합격 불합격 발표를 할때 그 떨리던 순간~~~

마지막으로 합격 소식이 전해오자 그동안의 긴장감에서 밀려오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졸도하여 병원 응급실까지 가서 몇시간 만에 나왔던 일들 어찌 모든일들이 노력 없이 결과만 좋을 수 있겠는가?

엇그제 고1부터 함께 친하게 지냈던 아이 학교 엄마들과 강화도 보문사 갓바위에 불공을 드리러 다녀왔었다.

내 종교와는 무관하였고 수능시험을 치루지 않지만 7인용차에 앞자리를 내어주고는 꼬옥 함께 나들이겸 가자기에 빼지 않고 그러마 끄덕이고 보문사 대웅전 부처님 계신곳에 가서 아들 친구들이 모두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함께 기원하였다.

부모의 마음은 모두들 똑같고 아이를 위해 어떠한 것도 주저없이 주고 또 주고 싶어하는 수험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어찌나 많이들 와서 기원을 하는지 한발치 떨어져 그 모습을 보는 난 숙연함 마저 들었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한마디씩 투욱 툭~~~

아~~ 얄미운년 중의 하나가 학교 다닐때 에미는 공부도 지지리 못했으면서 자식 일류대에 보낸년(?)이라 하던데 진영이 엄마 바로 그년(?)아니야?

성적표좀 보여줘 까르르~~

마자 마자 그년이 바로 이년이야 ~까르르~~~

밭에는 김장철에 쓰여질 갓이 옅은 보랏빛 내비치면서 자라고 있었고 감나무에 잎떨구어낸 감만 탱글 거리고 주렁였으며 배추도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11월 초순 수능 전날에 나들이...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다른때 보다 어렵게 출제 되었다는데 그래도 모두들 행복한 결과로 매듭 나기를 바라면서 얄미운년이 되어버린 이 사람 나도 남들보다 조금 일찍 고3엄마로써 힘들었던 순간이 떠올라 할말 있다고 굳세게 굳세게 외쳐봅니다.

어찌 되었든 고3 엄마들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