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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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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웃 마리 할머니


BY 나주혜 2001-11-08

"Good Morning Hellen!"
"Hl! Mam, Good Morning"
나는 나의 옆집 마리 할머니를 미국인들이 어머니에게 부르는 "맘"
이라 부른다.
할머니도 내가 그리 부르는 걸 좋아 하신다.
내가 이집을 사서 온 지도 벌써 5 년이 넘었다.
요사이, 한 달여 전 까지만 해도 지독히 일기가 나쁘지 않으면,꼭
할머니집을 중심으로 왼쪽 우리 집,오른쪽 Mr,Tayler의 집앞을 아침
마다 쓸어 주신다.
요즘 같이 낙옆이 많이 떨어지는 가을 이면,출근 준비에 바쁜 아침에
마당 쓸기가 왠만큼 부지런 하지 않으면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가 남편을 만나 이민 생활을 한 지도,
벌써 20 년...20년 전만해도 뉴욕에 한인이 하는...아니 영어를 빨리
배우겠다는 욕심에 한인이 하는 업소가 많아도 한인 업소에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그래서,이태리계 미국인이 경영 하는 식당에 접시 딱기 부터,일을 하며...그 후 결혼해 20여년,남편과 세탁소를 운영하며 참! 많은 미국 사람들...물론, 그 뿌리를 따지자면 American Indian 만이 진짜 미국 사람 이겠지만,Any Way..많은 나라에서 이민와 귀화한 American들을
아주 많이 겪었지만 나에게 항상 잔잔한 감동과 교훈을 주시는 유일한 분이 바로 나의 이웃 마리 할머니 이시다.
5년전 우리가 이 집을 사서 이사 오는 날,
약간에 비가 내리며 늦가을을 재촉하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이삿짐이
젖을까 쉬지도 먹지도 못하고 부지런히 짐을 나르고 있는 데,옆 집에서 할머니 한 분이 쟁반에 커피와 직접 만들었다는 머핀을 가지고
다가와서는 "나는 옆집 사는 할머니인데 짐을 거들고 싶지만 힘이
딸아 주지 않아 혹,잘못해 귀한 짐이라도 깨거나 하면 곤란할 것 같아
지금쯤 시장 할 것 같아 간단한 음식을 준비 했으니 사양 말고 짐 나르며 먹으라며 현관 옆에 놓으시며 이따 쟁반은 한 쪽에 놓으면 찾아
가신다며 어서들 일 하라며 총총 걸음으로 들어 가시고,우리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와 머핀을 감동으로 먹었었다.

그 후로도 여느 미국 사람들 같이, 우리 같은 동양계 사람들을 별로
이 웃 이라도 친한 척을 안하는 데,유독 할머니 만큼은 피부 색깔과
인종에 관계없이 우리가 사는 블럭과 이 웃 블럭의 모든 사람들,모두
에게 기쁨은 같이 기뻐 해 주시고,슬픔은 같이 나누시는 정말 성인
같으 신 분이시다.
그런데,요사이 할머니에게는 아주 커다란 일이 있으시다.
마당 쓸기도 재껴 두시고 사나흘에 한번씩 맨하탄으로 전철을 타고
나가서 반전 운동에 대열에 맨 앞에 서서, 얼마전 9 월 11일 WorldTrade Center 테러 사건때 소방관으로 근무, 구조 작업에 나섰다 건물 붕괴로 순직한 막내 아들의 영정을 들고 반전 행진을 하시는 일을 하신다.

사고 당일 전날 근무를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다가 마리 할머니에게
무엇 필요한 생필품이 없냐며 전화를 해서는 퇴근 하며 사가겠다던
그 아들이 퇴근 직전 비상 출동에 걸려 쌍둥이 빌딩 인명 구조 작전에
투입 건물 붕괴로 할머니와 죽음의 이별을 한 것이다.
그 할머니가 몇날 몇일을 식음을 전폐 하시고 계시다 제일 먼저
자리를 떨구고 일어나 나에게 전화를 해 유엔본부 앞에를 전철로
가려면 어떻게 가냐고 물어 오셔 왜 그러시느냐 물었더니 반전 시위에
참가를 하신다는 거였다.
그래서,나는 할머니에게 그 사람들은 당신의 아들을 죽인 원수인데,
반전 이라니 무슨 말씀 이시냐고 말씀 드렸더니,할머니는 조용히...
그러나,단호한 목소리로 성경 말씀을 인용 하시며 그 복수전에 끝이
있느냐며,그 끝은 지구 멸망 이라며,죽은 막내..."폴"도 원치 않을
거라며...그후 반전 시위가 있는 장소면 부지런히 맨 앞줄에 "폴"에
영정을 들고 팔순 가까운 노구에 몸을 헌신 하고 계신다.

할머니는 왜 치신다 "원수를 사랑하라 사랑이 안돼면 용서 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은 살아 있다 할 수 없는 거라며"

어제는 어디에선가 들으셨는 지,차나 집에 성조기를 계양 안한 집을
극렬 분자들이 차창이나 집 창문에 돌을 던진다는...사실 그런 일이
일어 나기도 한다는 기사도 보았다.

우리 다음 블럭에 사는 이슬람교도인 인도 사람집에 할머니는 성조기
두장을 사서 한 장은 집에 한장은 차에 붙이 라며 주고 왔다 말씀 하신다.

할머니 만세! 할머니 이 번 토요일 워싱턴 광장에서 있는 반전 시위에는 제가 모시고 가 같이 행진 할깨요.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마리 할머니....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