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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BY 동해바다 2001-01-31

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따듯한 햇살이 여지없이 창을 뚫고 들어온 베란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이 자리는 그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나만의 보배로운 자리이다...

풀내음 가득한 베란다엔 이제 금방 물을 흠뻑 머금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은 듯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이비, 고무나무, 바이올렛, 베고니아, 영산홍, 파킬라, 관음죽, 군자란, 선인장 등등 이름모를 화초들과 더불어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몇 년 된 화초들인가.
나의 사랑을 흠뻑 받고 사는 이 화초들은 무척이나 행복한, 주인 잘 만난 풀과 꽃들이 아닌가 싶다...

너무나 정이 든 나의 화초들......
이제 중3이 된 아들이 보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뜯어 먹었던 화초
누군가가 아파트 화원에 툭 던져버린 다 죽어가던 군자란....
자기가 키우면 이상하게 화초가 죽는다고 하면서 나에게 주었던 꽃나무...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정성과 보살핌으로 쑥쑥 자라 이제는 성인이 된 듯한 화초들이다.

무슨 비결도 없었다... 영양제를 주었다든가....분갈이를 열심히 했다든가...그런일은 드물었다....항상 떡잎이 생기면 떼어 주고 닦아 주고 이곳저곳 살피면서 흐뭇한 미소로 화초와 가깝게 한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한겨울 동안 베란다에 활짝 피어 있는 영산홍, 봄이 되면 군자란과 베고니아가 꽃을 피우고 거기에 퓨리뮬러 몇 개 사다 친구해 주고 그 다음엔 공작 선인장이 내얼굴 만큼 크게 활짝 피어 그 진한 핑크빛으로 베란다 화원을 화사하게 만들어 준다...

그 무수한 잡란들....이름모를 풀이기에 그냥 잡란이라고 했다..
울타리 화분에다가 봄이면 엄청 새끼 치는 것들을 잘라 심어 놓으면 금방 무성하게 올라온다....그화분들을..강가에서 주워 온 동글동글한 돌멩이들과 함께 나란히 화초들을 둘러쌓아 놓으면 이보다 더 멋진 화원은 없을 것이다....

푸르른 화원에서 살고 싶은 나

난 꿈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상가건물 3층이다.
반은 살림집이기에 나머지 공간을 화원으로 가꾸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

등나무도 심고 싶고 자갈도 깔고 싶고 인조잔디도 심고 싶고....
무한한 행복감에 빠져 본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기에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

유리창문을 모두 달고 키큰 나무들과 꽃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티테이블.....
꽃향기와 풀향기를 맡으면서 차를 마시고 있는 나의 모습.....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담소......
얼마나 멋진 풍경인가.....

베란다에서 풋풋한 풀내음을 내며 자라고 있는 나의 화초들아..
나의 사랑과 정성을 듬뿍 받고 그 생명 다하는 날까지 예쁘게 싱싱하게 커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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