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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파의 부부


BY sjssss 2001-11-06

시어머니 병환으로 자주 병원을 찾게 되었다.

그곳에서 어느 노파 부부를 보고 나를 바라 보았다.

휄체어에 몸을 던진 할머니.

그 할머니를 햇볕이라도 쐬여 주고 싶어 나드리 나온 할아버지.

한손으론 휄체어를 밀곤, 한 손으로 자신을 지탱해 주는 지팡을 짚고 있다.

자신의 짐 조차 버거워 하는 것이 몸 밖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그것이 어쩌면 나의 모습이 될지도 노른다는 생각에 나를 슬프게 한다.

그 할아버지의 수심 찬 얼굴.

모든것을 하늘에 맡긴 듯한 모습.

하늘 조차 원망하기 어려운 그 모습.

바람이라도 세게 몰아치면 쓰러 질 것 같은 몸.

어느 한곳 희망이라곤 깃 들지 않은 얼굴.

노파의 부부가 내 눈앞에서 멀어져 갔지만 .....

눈앞에 한참 잔영으로 남아 있다.

어찌 살 것인가?

어떻게 살것인가?

무엇을 위한 삶인가?

나의 것은 무엇인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라는 소릴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오늘이야 내 마음속에 담아 보았다.

나의 것이라곤 이 세상에 존재 하질 않는다는 것을....

모든 것은 살아가는 도구에 불과 하다는 것을....

깨달음.

그 자체가 나를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