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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어떻게 만들까?


BY seon004 2001-01-30

골목골목마다 흐트러진 몰골이 누워있다.
치우다 만 눈덩이가 제모습은 어째고 미운 형상으로 있을까?
소담소담 내릴때는 첫사랑도 생각나게 하더니 오늘의 이모습은
정말로 밉다.
구질구질하게 흐르는 때꾸정물처럼 도로위로 찍찍 흘러내리고,
동네녀석들은 이젠 눈뭉치로 장난하는 것 조차 싫은지 발자국만
만들며 꾹꾹 밟고 있다.
어쩜 저리도 내 상판과 똑같은지...
한고개를 넘어서더니 얼굴이 영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돈 싸들고 용기있게 병원문을 두드릴 수 도 없고
그냥 거울만 쳐다보자니 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누구는 저절로 생긴 쌍커풀도 내겐 없다.
눈을 부릅뜨고 힘을 주어 치켜 올리면 희미한 쌍커풀을 얻는 대신에
인상험한 아줌마로 변한다.
그렇다고 코가 아주 오똑하여 내리는 빗방울을 그냥 흘려 보내지도
못하고 들어오는 비는 다 맞아야하고,
그나마 다행히 입은 작지도 크지도 않게 적당하다.
누구처럼 앵두같은 입술은 아니지만 그나마 얼굴의 한 부분으로서는 아주 쬐끔 만족을 준다.
젊은 시절 돈을 벌어서 얼굴이나 뜯어 고쳐 놓을것을 나이 먹어 가며
후회를 하는지 몰라.
이렇게 거울보며 한숨을 삶아 먹고 있는데 충격적인 한마디가 가해진다.

"엄마, 엄마는 왜 그리 점이 많아. 여기도 점, 저기도 점.
와 얼굴에 북두칠성이 쌍쌍이 있다. 참말로 우리 엄만 점순이네."

저 화상이 내 속을 긁어도 유분수가 있지.
지가 뭐 보태준거 있나.
엄마가 세상에서 질루 이쁘다고 생각하는 자식눈에도 얼굴의 점이
두둑두둑 보이는데 내눈에는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난 결심을 했다.

'그래, 성형은 못하더라도 점만은 빼자.
피부는 하야니까 검은 깨 몇개만이라도 지우면 그나마 커버가 될거야.
또 알아 줄리아로버츠는 안되더라도 그 비슷한 누구정도는 될지.'

정말 환상에 넘쳐서 착각의 기차를 타고 말았지.
혼자 가기는 무서워 일명 "점빼기 계"를 결성하여 날만 받아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커다란 장벽이 떠어억 버티고 있는것 아닌가.

우리 옆지기 일명 남의 편 되시는 분이
얼굴에 조금이라도 손을 대거나 무언가가 빠지는 날엔 끝장이라나 뭐라나 하며 인상을 팍 쓰는데 무서워 이유가 뭐냐고 하니 그저 이유도 없단다. 다만 그 얼굴이 너무 예뻐서 자기는 선택을 했는데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자기는 다른 사람과 사는 거라나 뭐라나.
정말 착각은 몽땅 저 남의 편이 하고 있으니.
내 얼굴이 어디가 이쁘다구.
정말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진짜인줄 알겠네.

그리하여 전 아직도 점을 못 빼고 있답니다.
남의 편이 무서운 것은 아니지만 저도 제 얼굴에 자부심을 갖고
하늘을 보고 살기로 했거든요.
그치만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점만 빼면 그래도 순백의 미인이 될지도 모르는데...

오늘도 착각의 욕조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여자입니다.

선사(seon004)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