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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 (2)


BY 이순이 2001-11-05

옆구리에다가 파스 붙인 사건으로 인해서,
운동은 하지말라고 했지만.
조심한다고 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할때는 운동복을 입꾸 하는것이 아닌가?
뭐 이영애 마냥 이쁘게 차리고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운동하는 사람같이는 입어야 하는것.
장농을 뒤져보니 울 신랑이 입던 츄리닝이 나오고
그나마 윗도리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가 없다.
뭐 바지만 입고 위는 아무거나 걸치고,
다음에는 운동화?
그러고 보니 맨날 슬리퍼나 질질 끌고 다녀서
마땅한 운동화가 없다.
뒤져보니. 등산화가 있다.
뭐-- 등산화도 운동화하고 비슷하게 생겼으니.
신고 운동한 다음에 불편하면 이따가 사야지..

그럼 운동이나 함 해볼까?
어디로 학교 운동장으로? 지금은 아그들 공부하는
시간이니깐. 안되고..
음 계단 오르락 내리락을 해보면 되겠구나.
(참고로 울집은 17층임)

씨근덕대고 걸어내려갔다.
운동 않하다가 할려니 엄청 힘이 들었다.
지금의 고통은 나중의 행복이니..
오기로 우선 17층을 내려갔다.
마침 엘레베이터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너무 힘들어서 말은 못하고 씨 - 익 웃기만 했다.
오늘은 반복 세번만 해야지..
내려오는것도 이리 힘든데. 올라가는것은 죽었다
다시 힘을 내서 헥헥.. 올라가서는 다시 힘내서
밑으로 헥헥..

청소하는 아줌마께 다시 씨익---
그리고 다시 위로 헥헥... 다 올라와서 다시 밑으로
헉헉... 죽는줄 알았다.

근데 마지막에 내려왔을때에는 아줌마하고 경비아저씨가
같이 누굴 기다리는것 처럼 보였다.
누굴?

"아줌마 이리좀 와봐요?"
"헥 헥-- 헥-- 예? 헥, 헥 저요? 헥 헥"
"예! 아줌마 이 아파트 사는 사람 아니지요?"
"헥. 헥. 아니. 헥 저 -- 후욱 - 저기. 헥엑--
헥- 살아,, 헉헉,,요"
"아줌마 솔직히 말해보세요? 아줌마 어디 살아요?"
.
.
.
.

이유인즉은 이랬다.
아침부터 머리는 산발을 하고(저녁에 머리감고 자면 뻐치는 머리)
몸에 맞지도 않은 큰 남자 츄리닝에다가
등산화신은 별 미친여자가 아침부터
층계를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
히쭉, 히쭉 희안하게 웃고 있다고
아줌마가 경비아저씨께 신고를 한것이다.

아-- 살빼면서 또다시 맞게되는 개망신...

허나 나의 운동으로 인한 개망신은 이것이 전초전이니..
어이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