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52

운동---(1)


BY 이순이 2001-11-04

일요일 늦은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쭈욱 폈다.
억-- 다리에 쥐가 올랐다.
억, 억, 벌떡일어나서 주물러서 근육을 풀어준다음
왜 쥐가 났을까? 뭔땜시?
어제 운동이라도 하고 왔나? 않했다. 그럼왜?..
골똘이 생각하고 있는 나를 보던 울 신랑이

"어이, 뚱땡이 밥 먹자!"

뚱땡이...?!
그렇다. 몸이 불어서 발이 이 몸뚱이를 못 델꾸 다니
겠다고, 고함을 질렀나 보다.
내 몸뚱이 일년 사이에 십킬로나 늘어서,
이번 겨울에는 입을 옷이 하나도 없고,
턱에 늘어진 살로 인해서, 얼굴의 경계선은 이미
잃어버린지 오래인데.. 어찌할꼬?

여기저기 먹기만하면 빼준다는 광고와 며칠만 갔다오면
살을 쫘악 빼준다는 단식원이 나열되어있는 잡지책을
보니 더 심란하다. 집에도 운동한다고 사논 아령과
훌라우프, 또 요즘 한참 선전하는 AB슬라이드도 있다.
그래 우선 이것들좀 한번 해보자.
아령들고, 깨작 깨작,
훌라우프 한다고 좁은 방안에서 텔레비젼 시청중인
아들래미 남편 다 물리치고 휙휙--

마지막 누구나 쉽게 운동한다는 AB슬라이드를 가지고
밀었다, 당겼다, 밀었다, 당겼다.

억---

무슨소린가? 너무 밀다 턱이 방바닥에 부딪쳤을까?
아니다.
너무 당기다가 무릎에다가 박아버렸다. 젠장--
웃겨 죽겠다는 우리 신랑과 아들래미한테
쪽도 팔리고, 아픈 무릎 몇번 쓱싹이고 다시 밀었다.
당겼다.

억---

또 무릎에 부딪쳤나?
아니다..

지금 난 옆구리에 파스 붙이고
팔도 못 움직이고 있다.(그럼 이글은 어떻해 쓰는것이냐고?
팔을 겨드랑이에 따악 붙이고 손목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몸을 가지고 운동을 해서
근육이 놀랬다는 우리 동네병원 원장선생님 말씀이다.

"아주머니, 운동은 차근차근 하는 것입니다."

미련 곰딴지에 뚱땡이 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놀란다는
울 신랑의 구박을 들으면서, 나보고 운동에 운자도 꺼내지
말라는 협박이다. 으휴--

먹을때는 너무나도 즐거운데.
살빼는 길은 너무나도 멀고 험하다.
않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