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10월의 끝자락을
끝내 붙잡지 못하고
어느덧 11월 계절 문이 살며시 열렸는데.
새벽녘엔 韓通 통하여
분명 일기예보를 확인했기에.
평상시 보다 좀 더 두툼한 옷깃을 여미었다.
헌데, 예시한 기온보다 체온은 더 차가웠고.
꼭 겨울 나그네를 초빙 해 온 것 같으니
어쩜 겨울이 성큼 다가옴이 아닌가 싶으라
하는 일 자체가 산고기 활어를 취급하니
주위가 온통 해수로 뒤범벅이 되어있고..
비록 목 긴 장화가 필수이건만
그래도 아랫도리가 늘 물에 젖어들고..
싸늘한 가슴에 차가운 한기 또한 겹치니..
황금 모우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즉..
농부가 얻은 곡식은
봄부터 가을 거둠을 할 때까지
수많은 땀과 노력의 결과이고..
이 뇨자 역시..
새벽녘 어판장 삶의 현장에서 뭇 남정네들과
살벌한 경쟁과 아귀다툼에서 얻는 황금인지라..
그 순간 힘든 마음에서 불편한 생각..
남을 위한
절대 나눔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지만.
그것은 잠시 순간의 맴이요,
나보다 낮은 사람에게 배 풀고 싶은 마음이 앞섬은
우리 인간들이 가지는 본 성인가 싶기도 하고..
한참을 정신없이 입찰에 응하다가 문득
동해의 바다 밑에서 고운 쟁반방석을 깔고
붉은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름을 바라보았다.
눈이 부시도록 영롱한 저 햇살...
한편 서쪽 하늘엔..
늦게까지 밤나들이 하다가 미처
제집으로 가는 길목을 잃어버린
陰 열엿새의 둥근 달님이
西산마루에 걸려서 발을 동동 굴리고.
그 모두가 자연 섭리..
그 유명한 명화 한 폭을 감상하여라..
비록 육체적으로 힘들어할지 언 정..
언제나
새벽을 열면서
찬란한 태양을 젤 먼저 만나는 여인이 되고..
서산에 넘어가는
아름다운 월계수 토끼님의 방아타령도 듣지 않는가..
그 또한
남들 보다 먼저 가질수 있는 만족함이어라..
11월 2일.
오늘부터 산란기 땜에 중지되었던
영덕의 대게가 본격적 위판이 시작되었고..
맛을 멋으로 여기는..
식도락가들께서 많이 이 고장을 찾아오리라..
그리고 이 뇨자
황금을 좀 더 만날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후후후...
그래..
내 삶의 뒤안길..
그리 암담한 것만은 아닐거야..
살다보면
때론 험준한 가시밭길도 있을 것이고..
그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는 묘안도 있으리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엔..
땀흘림으로 인한 허기진 배속에서
민생고 해결 시간.. 알림종이 울고..
어느 듯
따스한 햇볕이 포근히 나를 감사 주었으니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함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