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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뒤안길..-


BY 박 라일락 2001-11-02

**삶의 뒤안길**

잊혀져 가는 10월의 끝자락을 


끝내 붙잡지 못하고


어느덧 11월 계절 문이 살며시 열렸는데.


새벽녘엔 韓通 통하여 


분명 일기예보를 확인했기에.


평상시 보다 좀 더 두툼한 옷깃을 여미었다.


헌데, 예시한 기온보다 체온은 더 차가웠고.


꼭 겨울 나그네를 초빙 해 온 것 같으니


어쩜 겨울이 성큼 다가옴이 아닌가 싶으라



- 내 삶의 뒤안길..- 하는 일 자체가 산고기 활어를 취급하니 주위가 온통 해수로 뒤범벅이 되어있고.. 비록 목 긴 장화가 필수이건만 그래도 아랫도리가 늘 물에 젖어들고.. 싸늘한 가슴에 차가운 한기 또한 겹치니.. 황금 모우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 내 삶의 뒤안길..- 즉.. 농부가 얻은 곡식은 봄부터 가을 거둠을 할 때까지 수많은 땀과 노력의 결과이고.. 이 뇨자 역시.. 새벽녘 어판장 삶의 현장에서 뭇 남정네들과 살벌한 경쟁과 아귀다툼에서 얻는 황금인지라.. 그 순간 힘든 마음에서 불편한 생각.. 남을 위한 절대 나눔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지만. 그것은 잠시 순간의 맴이요, 나보다 낮은 사람에게 배 풀고 싶은 마음이 앞섬은 우리 인간들이 가지는 본 성인가 싶기도 하고..
- 내 삶의 뒤안길..- 한참을 정신없이 입찰에 응하다가 문득 동해의 바다 밑에서 고운 쟁반방석을 깔고 붉은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름을 바라보았다. 눈이 부시도록 영롱한 저 햇살... 한편 서쪽 하늘엔.. 늦게까지 밤나들이 하다가 미처 제집으로 가는 길목을 잃어버린 陰 열엿새의 둥근 달님이 西산마루에 걸려서 발을 동동 굴리고. 그 모두가 자연 섭리.. 그 유명한 명화 한 폭을 감상하여라.. 비록 육체적으로 힘들어할지 언 정.. 언제나 새벽을 열면서 찬란한 태양을 젤 먼저 만나는 여인이 되고.. 서산에 넘어가는 아름다운 월계수 토끼님의 방아타령도 듣지 않는가.. 그 또한 남들 보다 먼저 가질수 있는 만족함이어라..
- 내 삶의 뒤안길..- 11월 2일. 오늘부터 산란기 땜에 중지되었던 영덕의 대게가 본격적 위판이 시작되었고.. 맛을 멋으로 여기는.. 식도락가들께서 많이 이 고장을 찾아오리라.. 그리고 이 뇨자 황금을 좀 더 만날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후후후...
- 내 삶의 뒤안길..- 그래.. 내 삶의 뒤안길.. 그리 암담한 것만은 아닐거야.. 살다보면 때론 험준한 가시밭길도 있을 것이고.. 그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는 묘안도 있으리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엔.. 땀흘림으로 인한 허기진 배속에서 민생고 해결 시간.. 알림종이 울고.. 어느 듯 따스한 햇볕이 포근히 나를 감사 주었으니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함이어라..
- 내 삶의 뒤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