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대만의 음주운전 상습범의 얼굴 공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2

왜막실의 아침


BY 지니 2001-10-31

나는 그곳에서 7,300번의 아침을 맞았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고...
예닐곱살에 이사들어와서 고등학교 마칠때까지 살았었고
서울에서 12년여를 있다가 이제다시 돌아왔고 중간중간 방학때나 휴가때 이곳에 왔었던 것을 감안하면 대충 20여년이 되지않을까 싶어서
20에 365를 곱해 수치를 뽑아 낸것이므로......

때로는 그 아침이 무감각 하기도 했고
때로는 태양빛이 저 산위로 서서히 빛을 발하며 떠오를때의 그 풍경에 느닷없이 반해 이곳에 살고 있음이 행복했었던 기억도 있었으며
때로는 뜸하게 있는 버스놓치고 학교 지각할세라 버스소리만 나면
들어오는 버스건 나가는 버스건 무조건 내달릴때면서 쥐꼬리만도 못한 문화혜택에 억울해 하기도 했던 그 많았던 아침의 시간들.....

이제는 되돌아 갈수 없지만 나는 항상 그 시간들이 그립다.

다시 그곳에 돌아가 똑같은 그 시간을 맞이한다 해도
이제는 아침밥을 짓고 목에 핏대세우며 나를 깨우던 엄마처럼
내 아이들의 잠을 깨워야 하고,도시락을 싸주어야 하고,
마당을 쓸어야 하고,
버스대신 내 차를 몰고 여유있게 집을 나서겠지...

왜막실은 이제 우리집이 아니라 친정이 되었으니까
까만 단발머리 여학생은 갈색물들인 웨이브머리가 되었으니까
무심한 세월은 흘러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