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21

가을산


BY 솔밭 2001-10-28

정상이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남편이 주말 오후면 가끔 오르자던 산에 다녀왔습니다

자주가던 코스를 바꿔 다른길로 정상을 오르는데
그 길은 오솔길이고 인적도 뜸하고
낙엽이 많이 떨어져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아주 좋았습니다

콘크리트에 길들여진 발바닥에
비가내려 젖은땅을 밟을때의 푹신함과
좁은 계곡에 물소리도 좋았고
산행하는 이들의 입에 군침이 돌만한 감나무에도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런 감이 내것이 아니어도 마음이 풍성하고
갈대와 구절초가 드문드문 어울려 있는 가을산 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단풍놀이에 열을 올리는데
소박한 자태속에도 얼마나 이쁜 가을이 숨겨져 있는지...

아직 단풍 고운 산엔 못가봤지만
명산이 아니어도 우리 주위의 즐겨보던 산에는
찾는이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가을이 완연히 깊어져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