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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만 솥뚜껑 운전자가 되어서...


BY 밍키 2001-10-28

어제 토요일...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양...
20년만에 동문회에 나갔다.

설레임과...방가움...
들어가는 입구부터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날 정겹게 하였다.

설,경기지역 동문회들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적게 왔다구...한다.
거의 백여명이 되었다.

왁자지껄...
이러저리 돌아봐도 다 정겨운 얼굴...

20년만에 봤는데두...
동창들이 모두 날 알아봤다.

어쩌면~!!!
그 오랜 세월동안 변해 버린 친구들 얼굴인데두...

이름이야 가물가물하지만...
모두들 얼굴은 다 알아볼수가 있었다.

그 20년전에...
12 클라스까지 있어서...
그때 치고는 아이들이 무척 많았었는데...

회비를 걷고...
찬조금까지 내니 다들 거금(?)ㅎㅎ
십만원씩을 내고 있었다.

찬조금을 생각지 않고 갔었기 때문에...
난 다음에 내기루 하고...(미안해서 혼났다)

그때 총각 선생님께서 지금은 교감 선생님이 되셔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계셨다.

바바리코트가 멋있어서 다들 좋아했는데...
아직도 그때 마음이 남아있어서...
모두들 총각선생님께루 가서...
"선생님을 무척 짝 사랑했노라구"고백을 하자...

교감 선생님 왈~~~~~~
"내가 그때 왜 니들에게 그렇게 회초리를 들었는지 아니?
여고생들이라 날 좋아해서...스캔들에 안 쌓일려구 그랬단다"
라고 하셨다.

그 소녀적으로 돌아가서...
다들 즐겁게...어쩜 이렇게 화기 애애할까...
고향이 같고...학교가 같으니...

이해타산이 없구...서로 먹으라고.,..
서로 아껴주는 선,후배들...
정말로 가슴이 벅찬 하루였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걸 잊어버리고...
얼마나 즐겁게 놀았는지...

노래방 가서는 선생님들과 제자들이 한데 뭉쳐서...
춤을 추고...
그 높게만 보였던 스승님들이었는데...
지금은 같이 늙어가고 있었다.

아~~~니~~~같이 모이니...
누가 스승님인지..제자인지 구분이 안갔다.
(특히 여선생님들께서는...)

1년후배는 후배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 있어서...
교감 선생님께서...당신 제자인데두...
같은 학교에 계시니 상존을 하고 계셨구...

우리는 그 후배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데...ㅎㅎ

한번 후배는 영원한 후배라구..하는 선배들의 말에
모두들 꼼짝을 못하는 시늉을 하자...
모두들 박장 대소...

나만 솥뚜껑 운전을 하고 있었지...
다들..교사,화가,국악인,직장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기몫을 하고 있는
동문들이 부러웠다.

당당함이 부러워 이번 동문회에
일부러 안오는 동문들이 있었다고 한다.

동문들이 나처럼 솥뚜껑 운전 안하고...
다들 잘되어 있으니...난 오히려...기분이 좋았다.

괜히 내가 잘된것 같은 즐거움에
내내 즐거웠다.

헤어지는 아쉬움에 다음을 기약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는데...

자꾸 뒤가 돌아봐짐은 무신 이유일까?

동문들 다~~~~들 잘 살길...바라면서...
오늘도 숱뚜껑 운전자는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