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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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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위의 딸기우유


BY 이재조 2001-10-27

칼날 같은 바람이 불날이 머지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는 훈훈한 기운이 필요하고
한낮엔 낯기온이 꼭 목욕하고 나온
목욕탕 기온 처럼 딱 그러하다.

아침에
아이 유치원 보내고 돌아서 오며
신호를 기다리는데..
동사무소 담 벼락에 비스듬이 기대어선
어린 녀석이 눈에 띄었다.
가만히 보니 배를 감싸고 있는것이
배가 아파 보이기도 하고
얼굴색이 희멀건 한것이 어디 아픈듯도 보이고..
옷도 너무 얄폿하니 추워보이는 녀석이었다.

"얘 어디 아프니.."
아무 대꾸도 없이 나를 흘끗 보더니 그냥 땅만 내리꼿히듯
쳐다본다."얘어디 아프니.."
"아프면 집에 가야지.."
"집에 아무도 없어요""엄마 나가셨는데.."

뭐라 또 대꾸하려고 하는듯 고개들어 나를 보더니
금새 분홍 물을 토해냈다
시크름한 내음이 딸기우유였다.
색도 분홍빛을 띤것이 피빗 못지 않게 내 가슴을 후렷다
다가서서
다가가서
등이라도 두드려 주고
한번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녀석은 파란 신호를 보고 마냥 뛰었다.
신호가 바뀐거였다.

신호가 바껴 뛰어가는 녀석의 등에 대고
나는 소리쳤다
"유치원 가서 선생님께 아프다고 말씀드려라..꼭..
알았지..아프다고 꼭 말해..."

내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뒤를 힐끔 한번 보고는 고개를 떨군채 걸어간다.
아이의 ?x모습이 안쓰럽다.
토해낸 그아이의 분홍딸기우유만 물끄러미 보다가
파란 신호를 놓쳤다.

아마도 엄마는 바쁘시겠지
아마도 아빠는 바쁘시겠지
그래서 아침에 딸기 우유 한잔 마셨나보다
그리고 유치원가는 길인가 보다.
집엔 아무도 없이
아파도 가야 하나보다 ..유치원.

문득 어릴때 내가 보였다
항상 바쁘게 일하는 엄마
졸졸 따라다니는 동생
엄마 곁에만 있고 싶은데
엄마는 일곁에만 있더라.

서른이 넘은 지금도 그때의 그
시간이 억울한데..
저 아이..
나같은 생각 나중에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