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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anjin님 격려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마음가는대로(4)


BY 가을비 2000-06-19

hyanjin님!
님의 격려의 답장을 읽고 있으니
흐르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두 손이 마구 떨립니다.
이렇게 이렇게 약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 적응하며 돈을 벌려니
제가 먹은 나이가 무색해지게 몹시 두렵기만 합니다.
이제껏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쓸 줄만 알았지,
제가 생활을 신경써가며 돈을 번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힘이 드는줄은 몰랐습니다.
아직도 다 모를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남편은 다른여자가 있고 거기에 아들도 한 명 있습니다.
그여자는 남편사무실의 경리였습니다.
10년 가까운 세월 저는 몰랐습니다.
사람을 믿은 아니 남편을 의심하지 않은 저의 잘못일까요?
남편의 배반을 용서 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한
저는 혼자 일어서야 합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제가 모아 놓았던 돈은
남편의 사업이 힘들 때마다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그때마다 그돈으로 저는 생활을 하였기에
막상 남편과 헤어질 시점에는
저에게 가진것이라고는 없었습니다.
살고있는 아파트 한 채가 있었지만
융자금을 갚고나니 저에게는 5000만원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당시에는 남편도 생활비도 주지 않았고
그돈으로 저는 월세아파트를 얻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두고 생활비로 쓰고 있습니다.
헤어진다고 내가 남편에게 말을 할 때
남편은 저에게 지금 하는 일이 끝나면
얼마라도 목돈을 주겠다고 약속은 하였지만
그것은 마음약한 제가 아이들도 있는데
조금있으면 다시 자기를 용서해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지켜지지 않을 약속같습니다.
늦어도 6월까지 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사람이
여지껏 5월25일 통장에 300만원만 부치고
연락이 없습니다.
저도 물론 연락을 하지 안습니다.
자기 자식인데 자기가 모른체하면 그만이지요.
거기에 매달려 생활비를 달라니
교육비를 달라니 그런 치사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내배 아파 낳은 내자식인걸요.
엄마가 능력이 없어서 조금뿐이 못가르치면 그것으로
또 다른 살아갈 길을 찾을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방법 뿐이 없습니다.
불과 몇개월전만 해도 저도 hyanjin님과 똑같은 아줌마가
틀림없었는데...
왜 짧은 기간동안에 저의 인생이
이토록 바뀌어 버린걸까요?
아직은 하느님이 많이 원망스럽습니다.
모든것에서 왜 나를 이토록 힘겹게 하는 것인지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하나에서 열까지
어려워야만 하는지 미치도록 소리치며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의 아픔에 대해 나의 상처에 대해
막 아무나 붙잡고 말하고 싶고
대화상대가 그리워
멍하니 앉자 있노라면
가슴이 너무도 절이고 아립니다.
온몸의 신경세포 하나하나로
써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육체적인 것은 참을만 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외로움이란...
어쩌면 정신을 놓아버린 사람들이
부럽기까지 할 때도 있습니다.
좀 강해지고 싶은데...
제가 좀 강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