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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 나의 아버지 1


BY 김사랑 2001-10-27


내가 6살 때로 기억하고있는 이야기다.

홍역을 하느라고 열이 펄펄끓으며
혼자 앓고 있는 어느여름날
들일을 하고 돌아오신 엄마는
저녁을 지으러 부억으로 가시고
아버지는 내게로 오셔서 들여다 보셨다.

그리곤 안아주시면서
에구 혼자 앓느라고 애썼구나.
애비 등에 업히거라.
하시며 등을 돌리셨고
나는 널찍하고 편안한 아버지 등에 업혀
밖으로 나갈수 있었다.

마침 보리타작이 끝나고
뜨거운 여름이 진행되는 시기였다
참으로 가난하고 여려웠던시절.
열에 시달리고 먹지못해 탈진하였었다

그랬지만
서쪽하늘에 노을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고
아버지 등에 업혀 바라본 노을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지금은 공해로인해 노을을 보기 어렵지만
예전엔 노을이 참 아름다웠다.
어쩌다 노을을 보게되면 아버지의 따사로왔던 등을
생각하게 된다.

팔남매중 유난히 나를 예뻐하셨던 아버지가 그립다
그 아버지가 세상을 등지셨을 때
나는 연을 즐겁게 날리다 연줄이 순간에 툭
끈어져 날아가고 연끈만 쥐고 날아가 버린 허공을 바라보는
그 허탈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참으로 질기게도 같고있던 애착을 어느순간
버리게 되었고 내 스스로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서
마음을 비우는 편안함으로 들수 있었다.

난 살아오면서 아버지를 실망시켜 드리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살았고 아버지는 그런딸의 마음을 아시고
마지막 가시는길에 내 손을 잡고 이렇게 말씀 하셨다.

"얘야 네가 살면서 왜 어려움이 없었겠니?
별일 없느냐 물으면
저 괜찮아요 하며 돌아서서 가는 네 뒷모습을 보면
애비 가슴이 메었단다.
그래도 애비에게 쓰다달다 말없이 살아주어 고맙구나"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다 혼수상태로 가셨고
하룻만에 아버지는 영면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