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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없는 밤에..


BY 꽃벼루 2001-01-21

남편이 없다.
하나 뒹구는 베게가 허전해서 잠이 안온다.
현관문을 한번 더 확인해보고 가스를 잠갔는지 한번 더 확인을 한다
불을 끄고 이불을 덮고 누워도 잠들지 않는다.
남편이 있는 밤과 별다를게 없는데....
남편 없다고 저녁도 하기 싫어서 탕수육 하나 시켜서 저녁을 떼웠더니 우리 두 딸들 배고프다고 해서 고구마 삶아 하나씩 먹였다.

아빠가 없으니 엄마랑 같이 자겠다구 조르는 걸 그냥 지들방에서 자라구 해놓고 나니 넓은 잠자리가 허전하다.
끌어다 눕히기는 힘빠지고.
남편 있을때 2시가 넘어서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은 상상도 안했던 일인데 이렇게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도 본다.

남편은 장장 6시간을 차를 몰고 친구 어머니 문상을 갔다.
대중교통은 설 연휴라 이용할 수가 없고...
상가집 가서 5시간 정도 있을거라고 왕복 12시간을 마다않고 달려 갔다. 눈도 내렸다는데...

남편의 먼길이 걱정 되어서 일까?
괜스레 베란다에 나가 창문을 열고 내다본다.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
내일 귀성 차량때문에 길이나 막히지 않으려는지....
남편의 무사귀가를 빌면서...

난 남편에게 중독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