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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슬퍼...


BY 뻘건 우체통 2001-10-25

일을 끝내고 잠시의 휴식이 날 보람있게 해.
바쁘게 일을 한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일거야.
잠이 모자르고 너무 피곤 해 누워 버리고 싶을 때도
우린 참아 낼 힘과 정신이 있어.
그래서...
다시 일을 하고, 휴식의 행복감을 알게 하지...

가을이 익었어.
전라도 땅의 가을은 언제나 그리움이고 추억이였어.
다시는 그 남쪽 땅에 설 수 없을거라 포기 했었는데...
물가에 비친 단풍과 어스름 밤하늘과
그대와 손 잡고 거닐던 산사가는 길...

우린 어느길로 가는지
우린 어느만큼 가는중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대와 함께였기에 잠시의 아픔에서 떠날 수가 있었어.
날 아프게 하고 날 슬프게하고 날 서럽게 하고 날 비참하게 했던 사람이면서도..

잊으려 하면서도 잊여야지 하면서도
가끔씩 그 날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고 비참해서 우울해 지지만...
또 다시 아침에 들려 오는 그대의 전화를 받고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곤 하지.

사랑...
어느만큼이 진짠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그런걸 생각하면 머리가 부서질 것 같아.
하지만...
난 다시 살아낼거야.
난 다시 나를 보고 나를 생각하고 나를 위로 하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병원 옷을 입고 가슴엔 피를 거르는 호스를 끼고
손 등엔 수사바늘을 끼고 있던 이모가 나에게 읊어주던 시 한 귀절이야.
이모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난 사랑과 버림의 갈림길에서...
누가 더 비참하고 누가 더 슬플까?
물어 보나마나 이모가 더 힘겹고 처참할거야.

슬프군....

살아나가는 삶이 슬퍼...

일을 끝내고 잠시 컴에 들어 와 휴식을 취해 봤어.
빵 한 조각을 보리차와 함께 먹기도 했어.
귤 한 개을 먹어야겠어.
그래도...
살아있는 세상이 좋겠지.

이모가 자꾸 생각 나.
이모에게 전화를 몇번이나 했는데 통화를 못 했어.
운동 하느라고 자리를 비웠다고 하데...
병원 복도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나 봐...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
살아야한다는 미련...끈질김...

마음이 아파.
너에 대한 미련...끈질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