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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꾸러기 꿈을 꾸다


BY ggoltong 2001-10-24

나처럼 잠많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당연 게으르다는 소리 역시 많이 들었다.
왜냐..밥먹고 가만 앉아있으면
시글시글 찾아오는 식곤증을 쫓을길 없고
그러다보면 꾸벅꾸벅 모이쪼는 듯한 내 모습이
참으로 게을러 보일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나의 그 게으름이 많이 감소했다.
살림이라는 것 일을 해도 표안나는 것이라지만
어쩔수없이 습관적으로 나는 환경미화부 장관이 되어
열심히 내 살림을 윤내고 다니고 있다.

게으름과 비례곡선을 타던 잠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낮잠이라는것은 생각도 못하고
밤에 자는 것도 숙면일랑 오년전부터 담쌓고 살면서
두시간간격으로 애앵~우는 두 아이들 우유병 물리느라
나는 순전히 못자서 부은 살을 그렇게 위로하며
살고 있다.

학창시절 알콩달콩 재미난 꿈을 꾸었던 몇몇
기억이 난다.
허나 요근래 그런 꿈을 꾸어보기나 했을까..?
한번씩 꾸는 꿈은 으앵~하며 애기가 태어나는
뭐 그런 종류의 꿈과 턱이 홱 돌아가
턱붙잡고 나죽는다 울어퍼대는 뭐 그런 끔찍한
꿈 몇번이 전부인듯 싶다.

헌데 오늘 새벽녘 꿈을 꾸었다.
그리고 꿈을 꾸고 나서
디아블로에 마우스를 몸살나게 하는
내 남편을 꼬옥 껴안았다.
(사실 이 남자는 나한테 혼날줄 알고
몸을 상당히 방어자세로 나왔다.*^^*)
꿈인즉 또다시 스릴러의 새 장을 여는 꿈이다.

정신병이 있는 간호사와 우연찮게 방을 같이
쓰게 되었는데 이 여자 보기와는 아주 다른
싸이코였다.
장소는 미국.
아마도 가족여행이랍시고 막내떼어놓고
네식구만 뭉쳐갔었나보다.(진짜 꿈같은 얘기다...ㅜ.ㅜ)
잠깐 요앞 마트에 다녀온다는 남편이 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아 잠시 아이를 놓고 내려와봤다.
그랬더니 집 앞 골목에서 우리 남편 계란 한판
손에 들고 죽어있었다.
남편이 죽는 꿈은 처음 꾸어봤다.
그 슬픔이라는것..정말 말로 표현한다는게 불가능하다.
부르면 바로 대답할것 같은 이 남자가 피살되어
죽어있는데 나는 정신이 나갔었다.
알고보니 범인은 그 간호사 였다.
뭐 애들이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 화가나서 죽였다나..
말도 안돼는 각본의 꿈이였지만
여하튼 내 남편이 죽는 꿈을 꾸니
기분이 몹시 안좋았다.
시계를 보니 세시였다.
세상에나..이 시간까지 디아블로를 하고 있었다니..
다른 때같으면 꿈도 못꿀 우리집 위인.
허나 콜콜 잘자는 마누라 틈을 타서
문닫고 열심히 손가락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와락 문을 연 나의 출연에 우리 남편 간이
콩알만 해졌단다.
하지만 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냥 이 남자를 꼬옥 껴안아 줬다.
그리고 그게 꿈이라서 너무나 고마웠다.

아까전 큰아이 유치원에 보내고
잠시 만두를 먹으러 나갔다.
그리고 후진경으로 보이는 내 남편을 보니
간밤의 꿈이 생각났다.
생각나면 말이 꼭 나오는 나..
꿈 얘기를 실감나게 하면서
마구 눈물이 나와 혼났다.
정말로 꿈이라서 고마운 꿈이
바로 이같은 꿈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것..
정말 그것만큼 죽지않는한 괴로운게 또 어디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