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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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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BY 프리즘 2001-10-24

머리를 손질하기로 마음먹고 대학교근처의 미용실로 향했다.

으레껏 그렇듯이 그쪽엔 두집건너 미용실이 하나씩 있었고

어느 한 곳에선 대딩에 한해 컷트 \\5.000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었다.

당연히 궁상의 대가 프리즘은 그 미용실을 택할 수 밖에.

마침 동행한 인간은 딱 대학생의 나이인데다 내 머리칼의

색깔은 퍼러딩딩누리끼리한게 끝내주는 색이었으니, 눈가의

주름쯤이야 안웃으면 괜찮을테고, 들켜봤자 삼천원.......

아니지 둘이면 거금 육천원쯤 더내주리라 대범하게 맘먹고

보자기를 둘러썼다.

두남녀 합해 단돈 일만원의 머리손질을 한번 해보고자 주름

감추기 포커페이스를 하고 있는 내게 빗질을 하곤 꼬챙이로

한뜸 머리칼을 떠올린 미용사는 눈동자가 이~따시만해지더니,

이내 굉장히 고민하는 표정이 눈에띄게 역력했다.






그래.

난 흰머리(새치가 아니다-_-)가 밭을 일구고 있다.

쪽집게따위로 뽑아낸다고 박멸될 정도가 아니라, 이건 숫제

까만머리칼을 찾는게 훨씬 빠른 수준이다.

망할놈의 유전같으니라고 -___-;;

덕분에 노랑이던 파랑이던 초록이던 머리를 갖고 별 장난을

쳐대도 승질드러운 나의 육체적/정신적 폭력에 시달리기 싫어

옆에서 뭐라고 못한다.

허나, 그동안 고생하던 편두통 증세가 너무 심해져 벌벌기어

병원갔다가 30대에 중풍걸려 사지마비되고 싶지않으면 제발

염색만이라도 자제하란 소리에 착하게 말듣고있다.




장면은 이어져 거울에 비쳐보인 미용사의 고뇌와 갈등에 찬

눈동자는 곧바로 내 장난기로 연결되어서, 과연 이 여인네가

어떻게 이 난관을 풀어헤쳐 육천원의 오까네를 내 주머니에서

더 빼내갈까 지켜보는 잔재미를 즐기기로 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의 시간은 1분을 넘지 못했다.

초반 강스파이크가 네트를 가르고 서비스에이스를 뺏길듯한

위기에 몰렸다.

그녀의 초반강공은 " C.C 이신가봐요? ^^ " 였다.




예서 물러날 순 없었다.

0콤마 1초안에 휘리릭~ 돌아간 잔머리는 대범하게 돈내리라

맘먹었던 초심을 도돌이표로 내리돌려 개뼉다귀가 됐다.

젠장...한달내내 십자수붙들고 눈벌개가며 놀아봐라!

육천원이 저절로 생기나...~!

이내 침착하게 내 페이스를 되찾고는 대답해줬다.


" 학생부부에요 "




깔끔하게 벌초한 희끗희끗 머리칼을 휘날리며 카운터위에다

세종대왕님 한분을 고이 올려주고 햇살비치는 가을오후로

빠삐용했다.



I am a win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