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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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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은 화가 나는 날


BY 찔레꽃 2001-10-24

우습고도 허탈한 날이다.
세이노의 '부자 아빠'이야기에서 "협상의 법칙"에 관한 책소개가 있었다. 꼭 읽어야지 하다가, 그런 내용이 그렇지만 내겐 정말 인내를 요구했다. 그래도 끝을 봐야지. 하루에 다 보고 마는 소설류가 아니라 경이적으로 삼일에 걸쳐 보았다. 책을 덮는 순간,(지금 부터가 중요하다) 혹시 oooo차주인 되느냐고 예쁜 아가씨가 물었다. 자기 차를 빼기 힘드니 내 차를 좀 움직여줬으면 했다. 가게문을 잠그고 가보니 초보인지 전면주차를 하면서 삐뚤게 넣었는데 내 차와 그이의 차 후면이 3센티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다. 내 차 옆은 비어 있으니 움직이는데 아가씨 아빠가 내가 다시 주차도 하기 전에 너무 빨리 사라지는거다. 이상한 생각에 방향을 봐 두고 내려서보니 흔적을 남겨두었다. 역시나...

그런데 발뺌을 하는거다. 나는 이런 사람을 보면 정말 화가 난다. 많은 흔적도 아니고 인정하고 연락처 주고 받으면 될 것을... 처음에 그 여유 없는 공간에서라도 '차는 괜찮아요' 이 소리를 믿지말고 확인해야 했었다.
절대로 다른 사람들은 내 맘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도대체 힘들게 읽은 그 국제적 협상가가 쓴 "협상의 법칙"에서 읽은대로 우위에 서서 협상을 했어야 했다.
여자 혼자서 협상에 나서면 불리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야 했다.
몇년이 지났지. 나는 이제 세상에서 혼자고 두아이 까지 챙겨야하는 한부모이면서, 피해자이면서 제대로 대응도 못하다니...

결론은 가까이에 있는 선배와 그 남편의 도움으로 우승(그 차의 옆구리에서 내차의 흔치않은 색과 흔적을 찾아 냄.자기 차는 중고차라고 우기더군요. 그렇지만 내 색은 설명할 수 없죠)했다. 그러나 그 기분은...

가게 문 닫으려는데 할미꽃이 주고 간 모과가 보였다.
그래 아직 세상에는 저런 향기를 주는 사람이 더 많지. 그걸 믿는 나도 아직은 어리석고(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그치만 화가 난다.
기본 매너도 없는 사람에 대해 화가 난다.

제일 화가 나는 사람은 "협상의 법칙"읽은 나. 읽으며 '그래. 나도 이렇게 해야지...'해놓구선.
알고 있지만 나의 단점은 흥분하면 오히려 손해인 다혈질...
오늘의 일 교훈 삼아 냉정하게 일처리를 하자.(초등생 일기장 같다)

그래도 당하고 살더라도 향기를 뿌리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모과 향기만 생각하고, 늦은 시간 후배 전화에 바로 나오는 부부의 사랑만 생각하고 잠들어야겠다.
또 있네. 정비공장 들르면, 나 바쁘다고 수리 마치고 배달까지 해주시는 가게 단골 손님도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