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대만의 음주운전 상습범의 얼굴 공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0

딸을 버린 엄마가 된 날!


BY 로미 2000-06-18


어제 말이죠,토요일이라 애들이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안갔죠.

아침부터 컴에 껌처럼 달라붙어 있는 엄마한테 원망스런 눈빛을

보내는 애들한테 넘 미안혀서,그려- 서비스다!이런 심정으로 경

석이가 원하는 게임CD랑 세라가 갖고 싶다던 작은 장난감을 사

러,쇼핑센터에 갔죠.


세라껄 먼저 고르고,경석이 게임CD를 보고 있는데,조금 있다 보

니 세라가 없더구만요. 하지만 언제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움직

이는 앤 아니니까 어디 2층 구석에 있거니 하고 얌전한 목소리

로, 세라야~했죠. 근데,안 보이는 겁니다.

두 바퀴나 돌았는데도 안보이자 전 흥분하기 시작했죠.

세라야!!!!!!미친듯이 딸 이름을 불러대는데,한 아저씨가 그러더

군요.

-저기,연두색 치마 입은 아기아니예요?

_네!

-엄마가 없다구 울어서 직원이 안내 데스크로 데려갔는데요..,.

-고맙습니다!

경석이 손을 잡고 구르듯이 일층 안내데스크로 갔죠.


좀 이상하다 싶게 사람들이 우리 세라를 둘러싸고 웅성거리고 있

더라고요.하지만 뭐,그 땐 딸애밖에 눈에 띄는게 없었습니다.

제가 -세라야!라고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외치면 딸애를 안자,딸

애는 그 때 까지 가만히 있더니만 왕~하고 울더만요.

-에궁,엄마가 얼마나 찾았다구. 어딜 갔었어?

-그?O군요...

직원이 웃으면서 제게 건네 준 말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_네?

-얘가요,엄마가 저를 버리고 오빠랑 가버렸다고 해서요...설마

하면서도 놀래서....바로 이리로 데려 왔어요.

-엥?

-뭣이라?

사람들이 왜 세라를 빙 둘러 싸고 있었는지 알겠더라구요.

-이것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쇼핑센터를 나서는 순간 쥐어박았습니다.

나를 딸을 버리고 도망친 엄말 만들어?

분했습니다.

- 세라야,왜 엄마가 널 두고 도망을 가니..엄마는 세라 없으면

못사는데...

-엄마,나 없으면 죽어?

-그렇다니까


참 어이가 없었지만,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세라는 어느 새

피해의식(?)이 생긴게 아닐까 하는.

맹세코 경석이보다 세라를 차별한 적도 없고 맘으로도 어느 쪽

이 더 이쁘다고 저울에 올려 놔 본적도 없는데,그래도 상처를 받

는게 있구나 하고요.

언제나,둘째라서 뭐든지 오빠가 더 좋은 걸 가진다는 불만이 생

기는 건 아닐까 염려 안 된 바 아니지만 최대한 세라에게도 같

은 걸 갖게 해줄려고 노력은 했었는데,또 혹시나 그런 맘이 딸이

라서 받는 불이익으로 느껴 질까봐 조심했는데도. 정말 자식 키

우긴 어렵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 배신감!!!!!!!

전 뭐든지 하나만 사주고 둘이 나눠 가지라고 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나누는 게 뭔지 알게 된다고 믿어서요.그렇다고 경석이

가 크니까 더 가져야 한다든지 그런 말은 안합니다.우리 세라에

게 여자는~그런 말도 안합니다. 물론 남편도 그렇지요.

그냥 우리에겐 경석이든 세라든 같은 자식일 뿐이니까요. 솔직

히 세라가 오빨 패면 팼지,오빠가 세랄 때리진 않습니다. 남편

은 그래도 하극상 어쩌고 하면서 우려를 하지만,전 내버려 둡니

다. 언제간 세라도 알게 되겟죠 저절로, 다른 친구들이 다 오빠

처럼 절 바주진 않는다는 걸요.


아무튼,이런 엄마에게 그런 망언을 하고도 세라는 여전히 반성

이 기미가 없었습니다.

평소대로 저녁에 퇴근한 아빠한테 번개처럼 달려가 안기면서 첨

한단말이 이거였습니다.

-아빠아,아까 탑마트에서 엄마가 날 버리고 오빠만 덱구 가서,내

가 막 울고,,,

남편은 둥그레진 눈으로 절 쳐다보더군요.

다시 쥐어박으러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