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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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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혼하자!


BY cosmos03 2001-10-21

남편과 잠시 외출을 하엿읍니다.
거리를 지나다보니, 내외간인듯 싶은 젊은 사람둘이서
자그마한 포장마차를 쳐 놓고 장사를 합니다.

그곳엔...호떡, 오뎅, 붕어빵...등등이 있읍니다.
환하게 미소지으며 그 내외는 열심히 장사를 합니다.
어른부터 꼬맹이 손님까지 제법 사람이 많았읍니다.

입가에 배어나는 웃음을 뒤로한채 신호대기에 풀려, 차는
출발시켜야 합니다.
길게...뒤로 뽑은 목을 제 자리에 돌려놓고...
넌즈시 남편에게 말했읍니다.

" 여보야~ 나도 포장마차나 해볼까? "
그냥, 가볍게 물은 내 질문에 남편...
화를 벌컥 냅니다.
그리고 하는말...
" 우리, 이혼하자! "
너무도 놀란 난...아무말도 못하고 남편의 옆 얼굴만을 바라보앗읍니다.

요즘, 남편이 힘들어 합니다.
자꾸만 무릎이 아프다고 합니다.
몰래 병원약을 먹는것도 같고...
앉아있다 한번씩 일어나려면 매우 힘들어 합니다.
들어오는 돈은 정해져있는데...
아이는 커 가니 돈은 많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난...돈을 벌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읍니다.
아니, 어쩌면...식당 이라던가 뭐...그런곳은 또 모릅니다.
하지만 그일도 제겐 힘에 부칠겁니다.
깡다귀로 악악 거리며 사는 세상입니다
매일을 골골골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없거니와 몸이 또한 따라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의 모습은 안스러웁습니다.
작으나마 남편에게 도움이 되주고 싶습니다.
경제적인 모든책임 걸머쥔 남편의 어깨에서 조금은 짐을
나누어 갖고 싶었읍니다.

잠깐본 포장마차의 분식들은 별로 힘도 안들어보이고...
자본또한 많이 안들어갈것 같아 내 딴에는 남편을 생각해서
내 놓은 제안인데...
많이 서운 했읍니다.
이혼하자는 그 말에요.

한참을 앞만보며 운전하던 남편은 차가 신호대기에 걸려잇을때
살그머니 제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 이, 사람아~ 세상이 그리 만만한줄 아냐?
남의돈 먹기가 그리 쉬운줄 아느냐고....
대문밖만 나가면 그때부터 얼마나 살벌한게 세상인데.. "
슬그머니 남편의 손을 빼 내었읍니다.
아까의 남편의 말이 아직도 내겐 서운함으로 남아있읍니다.

다시, 남편은 내 손을 잡아다간 기어 변속기에다 올려놓습니다.
요번엔...가만히 있읍니다.
남편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 당신처럼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자가 뭘 할수 있을것 같아?
그리고...험한꼴은또 얼마나 많은데...
나, 하나로 족해! 당신에게 그 힘들고 험한 세상꼴
안보여 주고 싶어~ "
" 피~잇 "
" 내가, 열심히 벌께. 당신은 집에서 살림해!
그게 정말 버는거고...저축하는거야~
또한, 날 도와주는 거고.."

그 뒤로도 무슨 말인가 더 있었는데...
말하자면 일장 훈시였읍니다.
압니다, 나도...
남편의 이혼하자는 말은 내게 더이상은 아무말 하지 말라는
충고라는 것쯤은...
하지만...하지만 말입니다.
작으나마 남편에게 도움이 되고싶어 했던 내 말에...
그렇게 극단적으로까지 얘길 해야된답니까?

한편으로는 남편이 고맙고 남편의 말을 이해하지만...
서운함은 그 뒤로도 한참을 갔읍니다.

남편의 어깨위에,올려져잇는 무거운짐~
나도 나누고 싶습니다.
남편은 또 말합니다.
이미 당신의 그 마음이, 내 어깨에 있는 짐을 반으로 줄여놓았다고요
정말...그럴까요?
정말... 내 마음이라도 남편의 짐을 덜어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