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에 아이들 학교,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나 만의
아름다운 커피 시간을 갖는다. 어제도 늘 그랬던 것처럼
우아하게, 특별히 어제는 공휴일이었기에 남편과 함께 오븟
하게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고 구워 놓은 모카빵을 예쁜
접시에 담아 식탁에 차려 놓고 남편을 불렀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도 신나는지 저희들 방에서 꿈적도 않
기에 잘되었다 싶어 커피잔에 물을 따르고 커피병 뚜껑을 여
는 순간 "오 마이 갓"
이게 왠 일 입니까, 세상에 커피병속에서 라면 스프 냄세가
진동을 하는가 싶어 들여다 보니 라면 스프를 잔뜩 넣어 그
이상한 냄세란 말로 표현하기가 두렵습니다.
그 순간 " 누구야" 한번 소리를 냅다 지른후
" 너 지? " 시한 폭탄 같은 둘째 녀석에게 두 눈을 부릅뜨
고 물었더니, 녀석왈
" 엄마 라면에 스프를 넣어야 맛있어 진다고 해서 커피에도
양념을 했지" 하면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그 아이를 보며
에구 에구 난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커피는 마셔야 했다. 어떻게 마셨냐구?
채로 쳐서 그것도 두 번씩이나 쳐서 마셨다. 고추가루 둥둥
뜨는 커피를 인상 박박쓰며 마셨다.
그래도 제 자식이라고 화를 내면서도 대견하고 이쁘기만 하
니 엄마란 사람은 어쩔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