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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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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도 좋지만 산은 더욱좋아...


BY 낙엽소리 2001-10-19

나의 일상은 창문을 열며 운동복차림의 사람들이 산으로 가려고 우리집 앞을 지나치는 것을 보면서 시작된다.
"이렇게 일찍 산에는 뭐하러가나?" 속으로 혼자 궁시렁 거리며 창문을 닫아버린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고 나면 우선 빨래를 먼저 물에 담그어 놓고 라디오를 켜고 집안청소부터 시작한다.
물걸래질을 다 하고는 불려놓은 손 빨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빨기시작한다. 물소리 때문에 라디오 소리가 잘 안들리므로 볼륨은 최대한 높이하고 좋아하는 노래라도 나오면 잠시 나와서 듣고 다시 들어가 또 하고... 일상의 친구이상인 나의 라디오는 싫증도 안 난다.
특히 오전의 프로가 다 그러하듯이 정적이고, 감상적이고, 푸근하고,그야말로 편지라도 쓰고픈 마음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나의 일상이 20여일 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같은곳에 사는 친구가 어느날 산에 한번가자고 하는것이다.
그 친구는 자주가는 모양이었다.처음에는 "라디오를 못 듣겠는데" 혼자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중에 친구의 요구를 계속뿌리 칠 수 없어서 한 번 따라가게 되었다.
그야말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작은 산책로는 내가 모르는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며, 이슬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감성을 느끼게 하였다.
이름모를 새 소리하며, 다람쥐가 조용한 산속에 정적을 깨질않나.
구불구불 꼬여있다가는 어느새는 나즈막한 평지로 바뀌고, 길도 한곳이 아니고 자유로이 가고싶은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흔적이 있었다.
우리또래의 주부들과,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산책과, 어린아이와 같이 온 젊은 엄마의 나무계단 오름을 보고는 아침의 라디오와의 사랑보다도 더 많은 감성과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되었다.
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산 공기의 기분을 온 몸으로 체험 할 수가 있다. 청량한 가을 산 속의 정취는 본인이 직접 온 몸으로 받아오기 전까지는 잘 모르는 느낌인 것이다.
좋아하던 라디오를 포기하다시피 계속 산에 오르는 이유... ...
노래 만큼이나, 노래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는 산속의 향기와, 다람쥐와, 나무계단의 멋있음과. 구불구불 오솔길의 매력에 푹 빠져가고 있음이... 바로 나의 새로운 사랑이 생긴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