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8

강릉에서의 작은파티.(뜨락음악회를 다녀와서)


BY 김경아 2001-10-14

뜨락음악회를 다녀와서.................... 밤이 내리는 시간 우리 가족은, 허균과 허난설헌이 살았던 초당생가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 신선한 밤공기를 한껏 가슴으로 들이마시는 그 기분이란 이루 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다. 이용복이란 가수가 온단 말만 듣고 갔는데.. 그 작은파티에 우린 점점 동화 되었다. 밤이주는 야릇한 향기.. 조명이 나무사이로 흘러 들어서 어디 동화속의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양 우린 참으로 흔쾌 했다. 나이를 잊은채 고함을 질러대면서 노래가사를 되뇌이고 나와 같은 이세상에서 살아 가는 조금은 불편한 몸을 가진 친구들과 그 시간 함께 호흡했다. 사람은 참으로 이상하다 한참을 잊고 살다가 어느순간.. 아 저런 사람도 살아 가는구나.. 나보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나를 대신에 육신의 고통을 감뇌하는 사람들이 또 있었구나.. 그 음악회는 장애인들이 많았다. 사실 허균생가 입구에는 '애덕의 집'이라는 조그마하고 초라한 집한채가 있는데 그 곳엔 육신의 상처로 혼자만이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산다. 그들은 잼도 팔고,매실즙,포도즙,된장,고추장 이런것들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날 문득 그 공간이 궁금해 간적이 있었다. 그들은 삶에 찌든 모습이었고, 살림살이도 힘들어 보였다. 난 그들에게 왠지 미안한 맘이 드는걸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 이들이 그 음악회에 많이 참석해 있었다. 작은 음악회...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그 뜨락 한가운데 자리잡고 앉은 우리들은 이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길동무였다. 지금 우리가 당할 수도 있을 그 육신의 고통을 그들은 우리대신 살아 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누가 자만하겠는가? 나의 미래를... 숙연해 졌다. 건방떨며 살아온 내 시간들 앞에... 그리고 그들앞에.. 목소리 높여 노래를 따라부르는 내내 가슴가득 감동의 물결이 이는 것을 느꼈다. 이재민이란 가수가 와서 골목길을 불렀을때는 그옛날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고, 이용복이란 가수가 와서 노래를 불렀을땐 가슴가득 그의 향기에 취해 버렸다. 한마음이 되어서 마지막엔 춤도 추었다. 정말 행복한 밤이었다. 나를 돌아볼수 있었던 밤이었고,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날 수 있었던 밤이었고, 에너지를 더 축적 시킬 수 있는 밤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강릉이란 도시가 그리도 사랑스러울수가 없는 밤이었다. 이 두서없는 글을 빌어 뜨락음악회를 열어주는데 힘주신 <아사모>의 회원님들과 초라하다고 하면 초라하기 조차한 그 음악회를 빛내주신 이재민님(골목길을 불렀던) 이용복님(한국의 스티비원더)님께 참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