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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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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 팔던 날


BY 아침하늘 2000-07-24


아들둘이 완전무장을 하고 재잘거리며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며칠전 부터 남편하고 의논했던 일을 실천(?)하러 가는 길이지만 아이들이 알리 없었다.
둘째 아이 백일하고 돌때 여러친지분들께서 주신 축하금을 야금야금 빼서 써 버리고 여태 사진도 못 찍어줬으니 금반지 팔아 하는것이 어떻겠냐고........
두 아이 것을 합쳐 스물한개였다.
하지만 쉽게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사랑하는 아이들을 건드리는 것 같아서...........
코트 주머니에서 반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현관문을 열었을때 눈이,흰눈이 내리고 있었다.
묘한 기분이었다.
눈오는 날 금반지 팔러 나서는 우리 네 식구.
어쩌면 어느 소설에나 나옴직 한 가난한 가정의 슬픈 사연 같은 것.........
축축히 젖은 옷 깃으로 금은방에 들어서면서, 나는 괜히 집에 스무개나 반지를 남겨두었다는 둥,가난해서, 돈이 필요해서 파는게 아닌 것 처럼 위선(?)을 부렸다.
얼마나 우스운 뉘앙스인가?...
그런 엄마의 감정은 아랑곳 없이 아이들은 달려왔다 달려가고,눈발을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그래도,주머니에 가득한 돈을 만지며 작은 아이가 통닭집 앞에서 "꼬꼬"를 외쳐대자 자신있게 문을 열고 들어갈수 있었다.
집으로 오는길,늦은 밤에도 여전히 눈은 내리고,아이들은 좋아라 뛰어다니고,반지 팔러 나온게 아니라 "눈이 좋아 이 밤중에 눈 맞으러 나온거라고 사람들이 보아주겠지?"...하는 기대를 가슴에 안고 우리는 걷고 있었다.


97년 1월 어느 겨울날 저녁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때의 기억으로,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