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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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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3)


BY 가을비 2000-06-17

2000년 6월 16일 금요일
14일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종강이 되었다.
마지막날 시험을 끝내고 아이들과 술을 마시다가
해뜨는 것을 보러 바다를 갔다.
아쉽게도 해가 뜨는 순간 잠을 자버려 놓쳐 버린것이
아쉬웠지만 넓고 푸른 바다를 보고 오니
이제 학교를 그만 다니고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생각으로 어두워졌던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다.

시험은 그런대로 잘 치른 것 같다.
교수님들이 나이 때문에 후한 점수를 주시는 것 같아
애들에게 조금은 미안하지만
나름대로는 흩어지려는 머릿속을 집중시키느라
많은 노력을 했다.
자바실기도 그렇고 외우는 과목에서
교수님들이 집어주신 문제를
몇 번을 쓰면서 외워도 백지에다 문제를 써놓고
서술을 하려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너무도 황당하고 답답하였는대
막상 시험지를 받아드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너무도 고마웠고 신이 났었다.
이제 이런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도 되고
아주 홀가분할 것 같은 기분이었는대
몹시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고 속상하다.

아침에 컴퓨터학원에 가서 면접을 보고
거의 확실한 답을 받고 왔다.
원장님이 두 군데의 학원을 경영하는데
내일 내가 근무할 곳을 가서 보기로 했다.
한가지, 집에서 거리가 너무 먼 것이 조금 걸리지만...
아침에는 출근시간이 넉넉해서 ?I찬은데
저녁에 퇴근시간이 좀 늦어서
집에 오면 9시가 넘을 것 같다.
학원은 다 그렇지 않은가?
중학교2학년인 큰아이는 학원이 늦게 끝나니까 문제가 없는데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가조금 걸린다.
하지만 그아이도 이런 환경에 적응을 하여야 한다.
토요일 휴무에 공휴일은 다 쉰다.
이 나이에 이런 조건도 다른데는 드물다.
보수도 초봉이 80만원이고 조금씩 오른단다.
열심히 해야지!

아! 외롭고 허전할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하고 괴롭다.
진정 내마음이 통할수 있는 어떤 사람이
빨리 나타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딘가에는 꼭 있겠지.
내가 힘이 들 때 언제나 기댈 수 있고 대화 할 수 있고
내가 필요로 할 때 항상 내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사람.
어딘가에서 언젠가는 나에게로 올 그사람이
하루빨리 나타나기를 바라며 오늘도
마음이 힘겨운 하루를 보낸다.

ps:시험을 마치고 컴퓨터가 말을 않들어 오늘 AS를 하고
들어와 보니 와! 어느새 내가 쓴 글이 저 뒤로 가 있었다.
여유가 없어 모든 글을 읽어 보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오늘은 17일 컴퓨터학원에 가서 26일부터 출근하라는
말을 듣고 왔다. 주부인터넷반과 아이들에게 윈도우부터
정보처리까지 다 가르쳐야한다.
다른곳에 있는 원장님사모님이 이쪽에 원장님이신대
나이가 나보다 6살이나 적었다.
그점이 부담스럽다고, 다른 선생님들도 어려워할 것 같다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부담스러운면도 인정하지만
또다른면으로 보면 나만의 유리한 점도 있을것이다.
그런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였다.
정말 사정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나이가 나의 걸림돌이 될줄은 정말 몰랐다.
뭐든지 시켜만 주면 누구보다 잘 할것 같았는데...
이제는 자꾸자꾸 세상에 대한 자신이 없어진다.
살아가는 재미도 없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 싶어진다.
모든것에.
면접을 끝내고 집에 와서 이것 저것을 치우고 있으니
둘째담임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어제 학교에서 공원으로 통하는 담이 있는데
친구들과 넘다가 다른 반 선생님에게 걸려서 혼나고
담임에게 연락을 해서 혼냈다고 그리고 아이가 친구들과
자주 싸운다고 걱정을 하는 전화였다.
담임은 젊은 미혼인 여선생님이시다.
한 번 보니 좋은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초등학교 남자아이들이 서로 티격태격 싸울수도 있고
말썽을 부릴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내가 듣기에는 별로 큰일은 아닌 것 같은데
선생님보기에는 걱정이 되는가보다.
전화로 선생님께 "우리아이를 혼내주셔라 그런것에 대해서는
뭐라하지 않을것이다.집에 아이가 오면 나도 타이르겠다"
하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집에 온 아이를 붙잡고 울면서 말했다.
"엄마는 지금 많이 힘들다. 그런데 너까지 선생님한테
너를 걱정하는 전화를 받게 하면 엄마는
너무 속이 상하다. 그러지 말아라."
아이도 울며 다시는 엄마 속상하게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우리아이가 조금 많이 고집이 세서
자기가 해야 할 말은 죽어도 하는 아이인데 그것이
선생님에게 힘든아이로 보였나보다.
어쨌든 내가 집에 없는 상황이므로 더 걱정이 되었다.
정말 견디기 힘든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