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속에 눈물 맺히네
이런 노래가 있었죠
그래요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요
덕분에 기온이 좀 떨어졌는지
선득한 기운에 옷깃을 한번더 여미게 됩니다.
조금전에 먹은 점심 후유증으로 약간의 졸음이
손님처럼 찾아오길래
잠시만 눈을 붙일까 망설이다
아주 뜨거운 커피 한잔을 만들어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 애잔함으로 남아 있는
내어릴적 친구 생각이 간절합니다
아주 긴 머리에 눈섭이 유난히도 짙었던 그친구는
엄마 아버지 언니가 있었는데도 일찍부터 가장의
역활을 했어요.
술에 절어사시는 아버지, 병약하신 어머니, 그모든게
싫어서 일찍 객지로 떠난 언니를 대신해서
여동생 하나, 남동생 하나를 살뜰이도 챙기던 내친구.
그나마 일찍 부모님들이 일찍 돌아가시자 정말 소녀가장이
되었고 중학교 진학을 못하고 생활전선에 나서게 된 내친구
그렇게 연락이 끊어졌다가
내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어느날
그동안 너무 보고싶었다면서 나타나서는
교복 입은 내모습이 너무예쁘다고 부러워하던 내친구
그동안 살아왔던 얘기를 풀어 놓으면서
그렇게 서럽게 울던 내친구
제발 연락 끊지 말라는 내 부탁에
마지못해 대답하면서 쓸쓸하게 웃더니만
어느새 또 소식이 끊어지더니
내나이 이제 서른여섯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소식이 없는 내친구
그친구 생각만 하면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느 하늘아래에서든 건강하게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나
조금이라도 감상에 젖게 되면
으례 생각나는 사람이 그친구인데....
이런 내맘 알까요?
안다면 이렇게 소식 끊지는 않을텐데...
나이가 덜수록 친구가 그리워진다는데
그친구는 아직 저만큼 나이을 먹지 않았나 봅니다.
내친구가 지금의 나만큼 나이가 될때까지
난 지금의 여기서 조용히 기다려야 할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