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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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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왜 자꾸만 작아져?


BY cosmos03 2001-10-05

엊그제, 딸아이와 저녁밥을 하기싫은 게으름에
부자들이 산다는 아파트촌에 갔다.
무얼먹을까?
아이와의 합의끝에 갈비탕! 으로 정하고는 보양식 갈비탕 집으로
향해선 갈비탕 두그릇을 시켰다.
맛은 별로 좋게 느끼지 못한채 그냥 허기만 달래고 나오던중
언더우드에서 쎄일을 하고있다.

계절이 다르게 커버리는 아이옷이라도 하나 사줄까~~
들려서는 이것저것 골라봐도 별 마음에 드는게 없다.
주인의 권유로 아인 몇개의 옷을 걸쳐보고...
그냥 나오려니 뒤통수가 웬지 미안하다.

무심코 골라든 체크남방이 조금 마음에 드는지라
" 이거~ 싸 주세요~ "
남편을 생각하고 샀지만...
아무래도 좀 작지싶다.
" 아빠한테 작으면 너 입으면 되겠다. "
" 글쎄요... 아마도 맞을것 같은데요 "

남편의 싸이즈는 항상 105...
이건 그보다 한치수 작은 100 이니, 아무래도 딸아이몫이 되겠지.
아무러면 어떠냐?
남편이고 딸이고간에 입으면 되지~

" 당신 이거 한번 입어봐요~ "
언제부터 저이 몸이 저렇게 작아졌을까?
넉넉하다 싶게 맞는다.
그러고보니 언젠가부터 남편의 몸이 많이 작아진거같다.
어깨는 점점더 구부정 하게되고...
바지의 엉덩이쪽은 자꾸만 남의옷마냥..
헐렁거린다.

아이가 어렸던 10여년전만 해도 난 아이를 등에업고
남편은 그런 아내와 딸아이를 한꺼번에 업고...
2~300 여미터의 돌 다리를 잘도 건너주었는데...

몇곱으로 커버린 아이의 몸도 그렇지만...
언젠가부턴 나를 업고 불과 몇미터만가도...
무등을 태우고 몇바퀴만 돌아도 남편은 힘들어한다.
무엇이 내 남편을 저리 작고 힘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세월... 시간...

남편의 잠이든 모습에서도 세월을 느낄수가 있다.
깊게패인 목 언저리의 주름과
어느새 훵~ 하니 들여다보이는 남편의 머리...
장군이와 조금만 뛰어도 헉헉대며 한참씩을 쪼그려 앉아있고...

술을 거의 마시진 않는데
어쩌다 한잔이라도 하는날은...
청춘을 돌려다오~~~~~~~
혹은...가는세월~ 그 누구가....막을수가 이잇나요~~~

내가 세월을 느끼듯, 남편도 늙어가고 있나보다.
말로서야 항상 젊다하고...
너 하나쯤이야~ 과시해도...
작아지는 저 몸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세상에 가장 넓고, 가장 깊은곳이 남편의 가슴이라 생각해 왔는데...
내 쉼터고...내 고향같고... 언제까지고 날 보듬을수있는..
그런 가슴인줄 알았는데...

티셔츠라던가 츄리닝 같은 남편의 옷을 딸아인 잘도 입는다.
초등 육년치곤 아이가 워낙이 성숙도 하지만...
그만큼 남편의 몸은 작아?볐ず릿?
남편에겐 얻어입은 옷 같은것도 딸아이에겐 박스티같이...
조금은 낙낙하게 잘도 맞는다.

이젠, 105의싸이즈는 남편에겐 남의몸이 되버렷다.
십수년을 담고있던 남편의 싸이즈를 이젠 100으로 바꾸어야할까보다.

여보!
당신 왜 자꾸만 작아져?
당신의 몸이 작아지는만큼 내 마음은 더 아파지는데...
몸은 작아져도...
마음은 그대로이지?
더는...
더는 작아지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