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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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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동화를 꿈꾸며


BY 바늘 2001-10-04

긴 추석연휴가 지나가고 오늘은 철 지난 겨울바다 한 구석지 마냥 횡하기가 그지없다.

냉장고에는 먹다 남은 음식들이 쪼르르 한둥이씩 칸칸 누워있고 방마다 어지러진 이불, 고무줄을 늘여 놓은듯 줄을 길게 달고있는 드라이기도 바닥에 나와있고, 오렌지향의 헤어젤이 그 옆에 또 쓰러져 있다.

화장대 한쪽에는 드라이 빗에 누구의 머리칼인지 모르는 빠진 머리가 소북 달려있고 식빵 모양으로 생긴 재털이에는 디스 담배와 보통 담배의 반정도 날씬한 또다른 담배가 뒤엉켜 죽어있다.

에구구 언제 다 치울것인가?

주방 싱크대에는 또 설거지 거리가 한가득이고 몇일 눈길 소원했더니 한여름 개혀처럼 스킨다비스 잎이 축 느러져 아사직전이며,아이들 방을 보니 책상위엔 마이산 돌탑마냥 이것저것 산더미로 엎어져있고 나원참!!!!!

에라 모르것다.

난 그것들을 그냥 그대로 두고 간만에 홀로인 집안에서 여유를 부렸다.

항상 반듯함에 놓여있던 것들의 흐트러짐은 또다른 편안함으로 찾아들고 사과를 하나 가져다 놓고 접시도 없이 칼로 깍아 한입 베어 물었다.생각한것 만큼 맛이 사각하지는 않아서 먹다가 남은 반은 비닐에 싸서 쥬스라도 나중에 갈아야지 하면서 박대하였다.

점심이 지나 오후 2시가 넘어가자 배도 뭘좀 달라 쪼르륵 신호를 던지기에 라면하나 달랑 끓여 추석전 담근 잘익은 깍두기 내어 후르륵...


오늘 하루 게으름속에 마냥 풍덩이다 보니 오후가 되고 곧이어 저녁때가 다 달아온다.

아~~~~~~
호박으로 황금마차를 만든 신데렐라 동화에 조연 마술할머니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뚜욱~딱~ 얍~~하면 청소 다해주고 저 쌓인 일거리 좀 후다닥 해주는그런 마술이 내겐 왜 안 일어 나는거야?

수리수리 마수리~~~얍~

우당당 쿵쾅~정신차렷-와장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