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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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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물 마를 날이?,,,


BY wynyungsoo 2001-10-02

추석 전 날부터 내리는 비는 많은 양도 아니면서 끝일 줄을 모르고 마음마저 우울하게 했다. 올 봄의 긴 가뭄도 모자라서 가을 가뭄까지 안겨주시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추석을 전후로 비의 소식이 있다는 일기예보에 반가우면서도, 혹시 또 어느 해처럼 추석 날 억수같은 소낙비가 오시려나 하는 불안함에 은근히 걱정이 앞섰다.

제 상 음식들을 분주하게 준비하면서, 방아간에서 빠온 송편거리도 반죽을 해야되는데,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될지를 몰라서 절절매다가 창 밖을 내다보니 갈비가 얌전하게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지않은가, 그러면 그렇치! 가을 내내 가뭄으로 농심들의 애를 태우더니 왜! 하필이면 추석을 전 후해서 비를 내려주실 것은 무엇입니까? 하고, 반문하고 싶었다. 쇠털같이 많은 날, 다 뒤로 접어두고 한가위 명절 날에...오전에 성묘를 가야 되는데 속이 편칠 않았다.

그 날은 휴일이라고 하지만, 휴일도 없이 바쁜 일정들이 많은데, 아침일찍이 조상님 제를 올리고 불야불야 아침상 물리고 부지런히 서둘러서 성묘길에 올라야 되는데, 지적지적 비는 청승맞게 내리고 있으니 마음은 바쁘고 오후에나 끝인 갈비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따지고보면 오전과 오후의 시간이 몇 시간 차도 안인데도, 그 날은 그렇게 지루하고 길게만 느껴져서 조바심에 좌불안석 이었다.

해서, 일정이 바쁜 이들은 그냥 각자의 방향으로 헤여지고, 남은 식구들은 오후 3시 경에야 주섬주섬 음식을 담아가지고 성묘길에 올랐다. 거리상으론 먼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묘길은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져서 바쁜 마음으로 한 숨에 올라가니 숨이 턱에 닿아서 잔 기침까지 나면서 목이 칼칼했다.

전 날부터 내려준 비의 흔적은 산소와 상 돌을 목욕을 시켜주었음인지! 아주 깨끗하게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매년 성묘를 가면 가져간 물로 비석을 말끔하게 세안을 시켜드리고, 상 돌도 깨끗하게 씻겨내리곤, 그 위에 백지를 깔고 준비한 음식들을 순서대로 차려놓고 차례차례로 제 주를 올리면서 예를 갖추는 자손들을 보니 내심 흐뭇했으며, 뒷 시중으로 종종 걸음을 치면서 기다리니 맨 나중에야 내 차례가 왔다.

우선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서, 부어주는 제 주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왼 쪽으로 세번을 돌려 조상님께 고하고는, 큰 절로 두拜 반을 올리고, 공손히 앉아 이마를 땅에대고 업드린체로 집안의 안녕과 무고함을 내심 빌었다. 빌면서 묘봉을 올려다뵈니 이상하게도 미소짖는 조상님의 인자하신 모습이 스쳐지나가는 듯한 환상이 그림자 처럼 다가왔다.

아마도 그것은, 늘상 내심으로 소원하는 것이 있기에, 망상이 상상으로 보여지는 것일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자신의 소원이 너무 절박하고 간곡함의 바램이라는 것을 조상님께옵서도 알고계시다는 예시임을, 바람의 흔적으로 알려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등골이 오싹하면서도 왠지 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일구월심 오매불망하면 꿈 속에서 현몽을 한다고 하지않던가, 아마도, 그런 예와 상통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튼 나 자신만의 느낌이니!! 누구에게 발설을 해도 증빙성이 없으니, 글세! 믿거나 말거나하는 웃으게 소리로만 인식이 될 것임에, 내심 속이타면서도 나 자신도 글쎄!! 하며 머리가 갸웃~ 거려졌다.

오랜 세월 긴 병의 간호로 고심하는 며느리의 아픔이 가여워서, 며느리인 나의 눈에만 어리어 현몽하신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자꾸 드니 미련을 저 버릴 수가 없다. 뭐 어떻겠는가, 조상님하고 저 하고만 지키는 비밀로 기억하면 되지! 제 삼자를 의식할 필요는 없지않겠는가,하는 생각도 들며, 그저 감사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는 것을 내심 다짐하며...조상님께 감사합니다.로 조례를 올렸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