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
교과서같고 원칙적인 사람이기에
한눈파는(?)일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는데
그런 사람이 바람이 나면 단순한 바람이상의 의미가 있다지?
신랑의 예고 없는 가출
나는 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나의 확인을 위한 물음에 그는 침묵으로 답하고...
인정한다는 의미였으리라.
분기탱천함을 가까스로 참으며
가슴에 비수를 숨긴채
나 너무나 태연하게 목소리 깔고
-그래? 지루하던 참에 잘 되었네. 우편으로 이혼서류보내면
도장 찍어주마. 그래 바이바이다.......
고개를 번쩍 드는 자존심에 똑똑 부러지는 너무나 선명한 내 대사
엊그제 앞으로를 위해 자기 앞으로 종신보험이라도 하나더 들자 했더니
시큰둥 하더니만 이런 꿍꿍이가 있었군.
애나 적으나...셋씩이나 되는 아이들....
애들은 절대로 양보 못하지.
그런데 무슨 수로 키운다?
그렇지. 양육비를 받아야지.
그렇다면 위자료도 듬뿍.....
그리고 저보다 훨씬 더 잘난 남자 만나서
아차 실수했구나 땅을 치며 뼈아프게 후회하도록 해 줄 꺼야.
혹시 내게 다시 돌아와 눈물로 받아 달라 호소해도
차가운 냉소로 비웃으며 멋지게 딱지 놔야지.
두고 보라지.
두고 보자고......
아! 갑자기 눈이 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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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만 일어나.
빨리 밥줘. 학교 늦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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