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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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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 시댁가고 싶어 안달난 며느리..


BY 올리비아 2001-09-24

"언제올꺼니?"
"응 일찍 갈께..언니도 친정일찍 다녀와.."
"구래.."

올캐언니와 난 매번 명절전이면 매번 이같은 전화통화를 한다.
우리친정집 외며느리인 우리올캐언니는 차례지낼일이 없어
명절음식만 준비하고는 우리를 기다린다.

오후쯤에야 몰려드는 세 시누들 식구들 모여들면
그제서야 집안이 시끌벅쩍 아우성이다..

오전에 일찌감치 친정으로 얼굴도장찍고
시댁으로 부리나케 오는 울 올캐언니도 사위들 못지않게
엽기놀이의 심각한 말기환자 증세가 서서히 보이기시작한것 같다..ㅋㅋ

아이들은 아이들데로 삼삼오오 어울려 다니며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데로 음식과 술을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내 뒷풀이 동양화감상으로 들어가게 되고..

우리의 여자들..
대충 부엌일 마치고나서 남편들 그림감상 승점계산과 중감점검을
마친후 우리도 옆방으로 건너가 슬슬 그림감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어머니~~ 이리오세여~~"
"그려 엄마~ 어여와.."

우리의 영원한 물주.. 울엄마..
남자들 틈에서 놀고 계시는 엄마를
코맹맹이 소리로 며느리와 딸들이 불러본다..

우리의 야시시한 물밑작전을 애써
못들은척 아들 사위틈에 앉아있는 울엄마..

우린 좀전의 작전을 달리해서 야시시한 목소리에서
한 터프한소리로 크게 외친다..

"엄마!! 이리와!! 거기 사람도 많은데 여기와서 우리들 하고해여"
"으이그.."
마지못해 일어나오는 울엄마말씀..

"느이들하고 하면 매니가 없어..가리가리하고 돈도 안나오고말야.."
(울엄마 꼭 매너를 매니라고 한다..ㅋㅋ)
"ㅋㅋ엄마두참~~우리가 매니는 없는지는 몰라도 머니는 있어"

울엄마 뭔말인지도 모르고 큰소리로 또 한말씀 하신다..

"너희들..십원도 가리하기 없기다.."
"ㅋㅋ알써..당연하쥐엄마..점백인데 십원을 어떻게 가리를혀~~"

우린 이렇게 어렵게 돈많은 엄마를 스카웃해와서는
열심히 고와스톱을 외치며 갖은 우스개소리와 그간
밀린이야기 서로 나누며 그렇게 즐거운시간을 갖는다..

그와중에 소심해서 광만파는 막내한테 엄마가 한마디하신다.
"커피한잔에 1000원줄테니 커피한잔씩 돌려라,,"
"엥?? 머시..커피한잔에 천원??
"난 안마셔.."
"나두.."
"나두.."
"엄마만 마셔..ㅋㅋ"
"차라리 집앞에있는 자판기커피 마시는게 낫겠다..넘 비싸..그치??"
"구러게..칫..."

"그럼 한잔에 오백원.."
이렇게 반강제적인 커피값 흥정을 하고 마시며 우리는
물주 엄마돈을 따먹으려해도 영 작전이 안먹히자
우리 세자매와 올캐가 작전을 달리세운다.

엄마가 흔들어도 쓰리고해도 서로 모른척..
배판이어도 피박당해도 서로 모른척..

울엄마 흥분하며 배판인것도 모르고 큰소리로 외친다..
"8점..800원씩!!.."
"알써..엄마 넘 잘한당~~ 에이.. 여기있어 800원"- -;;;

(ㅋㅋ1600원인뎅..이럴땐 가리하면 안?쨈?.
엄마가 800원하고 외칠때 얼른 준다.)

다들 눈내리깔며.. 쉿!~ 내숭 9단..시침 8단..

그런데 이젠... 이런 속임수도 통하지않게 되었다..ㅠ.ㅠ;;

누가 그러지 않던가..
연세드신분들 치매 안걸리는방법중 고스톱을 치는것도 한 방편이라고.

아..그말은 분명 사실이었다..
우리가 산증인이 아니던가..

우리의 15년동안 엄마를 통한 생생한 실험결과 그말이
일리가 있는말임을 알게 되었으니 나 아무래도 이쯤에서
어디 논문이라도 써야되지 않나 싶다..ㅎㅎ

지금의 울엄니..하이고마~~
배판..흔들고..쓰리고..죄다기억해 내서 죄다 받아 낸다는거아닌가~

어떨때는 흔들지도 안았는데도 울엄니 하시는말..

"야들아..나 흔들지 않았냐?"하며
확인사살하듯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가서
우리모두 기절할뻔했다는거 아닌가.ㅋㅋ

흐미...^^

"언니야..누가 우리한테 상안주나~~"
"무슨상??" 올캐언니가 의아하게 묻는다.
"웅..효부상.."
"잉??"
"울엄마 치매걸리지않게 하려고 밤새 잠못자며 엄마하고
고스톱치는 며느리 딸있음 나와보라구래..안그래 언니??"
"ㅍㅎㅎㅎㅎ마쟈마쟈..."

"엄마~~ 안그래~~"
가까히 얼굴 들이밀며 물어보는 큰딸에게 울엄마 큰소리로 냅다 외친다.

"씰~~데없는소리말고 어여해..너희들 나 지금 투고여~투고~"
@@@@ 미티미티...에구 몬살어..^^
언니야 노래방이나 가자...ㅎㅎ


*ㅎㅎ..추석이 다가와서 저의집 명절모습 몇자 끄적여보았네여.
님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구여..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