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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다(Nimda) 바이러스, 니미다 바이러스!!


BY 느티나무 2001-09-23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회의를 한다.
즉 각 부서 책임자들이 모여서 '간부회의'를 하고 그 주에 중요
사항을 협의 하고 확인하는 회의다.

지난 목요일 회의에서는 정보통신부장이 유인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오늘 중으로 각 부서의 컴퓨터를 다 바이러스
체크를 하라는 것이다. 이제 각 직장에서는 개별 컴퓨터를
랜으로 연결해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공유해서 쓰고 또 전부
통신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점검을 해야 한다
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배포한 유인물에 바이러스 이름이 '니미다(
Nimida)로 되어 있는 것이다. 원래 정식 명칭은 시스템 관리자의
줄임말인 'admin'을 거꾸로 한 'Nimda'인데 워드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i' 자를 하나 더 집어넣어서 'Nimida'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바이러스 한국 사람이 만든거요?"하고 물으니
정보통신부장이 "몰라요." 그런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번 미국
테러와 관련지어서 선진국의 컴퓨터 전산망에 강한 피해를 주기
위해서 누가 만들어 유포시켰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한다.
혹시 모르지. 그 문서 작성하는 정보통신부 직원이 바이러스라면
지긋지긋해서 '님다(Nimda)'를 '니미다(Nimida)'로 친지도.

내가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이다. 어렸을
때이니 초등학생 때이다. 동네 아이들과 같이 놀다가 서로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욕설을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니미 ~' 또는
'니미다'였다. 그것은 '너의 어머니'를 상스럽게 불러서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었다. 또 상대의 부모님 이름을 어떻게 알아가지고
그 이름을 부르면 아주 싫어했었다. 기분이 나쁘거나 상대를 모욕
하고 싶을 때는 부모, 특히 아버지 이름을 불렀었다. 물론 나에게
그런 식의 욕설을 한 친구도 있으니 서로 주고 받은 것이지.

항상 끼리 끼리 모여서 몰려다니고 그러면 그 중에서 한 명은
소외되어서 요즘에 말하는 따가 되곤했다. 또 상급생 왕초한테
잘 보일려고 부모님 몰래 집에 있는 물건 가져다 주고 또 누룽지
도 싸다 주곤 했었다. 지금은 고향에 가면 그 왕초들도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들, 딸 낳고 의젓하게 살고 있고 사위 며느리를
본 사람도 있다. 그만큼 세월이 흐른 것이지. 갑자기 '니미다
(Nimida) 바이러스' 때문에 옛날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그나저나 이번 바이러스는 e-메일로 확산되기 때문에 감염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직장에서는 개별 컴퓨터를 랜으로 공유해서 쓰기
때문에 부서별로 동시에 점검을 하고 왔지만 다음 날 또 감염이
된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머리 좋은 넘들이 슬며시 만들어서
유포시키거나 이제는 어느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컴퓨터 통신망을
파괴하려고 만들기도 한다는데 그러다 보면 전 세계가 다 피해를
보게 된다.

나도 매일 아컴방에 들어오니 컴이 다운되면 보통 답답한 일이
아니라서 수시로 점검하고 있는데 또 언제 슬며시 들어와서 나를
애먹일지... 에이 나쁜 넘들, 그 좋은 머리를 선한 일에 쓰면
안되나? 아, 병원균 바이러스나 컴퓨터 바이러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님다 바이러스, 니미다. 빨리 사라져라!!

오늘은 즐거운 일요일, 전국의 아컴님들 좋은 가족과 함께 좋은
휴일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