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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20대 여성의 조력 자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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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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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그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고....-


BY 박 라일락 2001-09-20

    - 그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고..-

- 죽은 그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고....-


엊그제 찾아갔던 경산 백합공원..

울 화상이 누워있는 더 넓은 야산에도... 

양 길목 옆에는 코스모스 꽃이 허울지게 피어 

아름다운 색깔의 나비군중들이 무리를 이루어 

신나는 왈츠 곡을 춤추고 있는 아름다운 가을풍경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긴 긴 시간을 말없이 누워 있는 그 사람..
  
살아생전 참으로 많이도 이 뇨자를 고달프게 했건만..

그 미움의 한은 어디로 가고 그리운 정만 떠오르니..

아마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 하는 가 봅니다.


준비해간 생선이랑 건포랑 햇과일 등을 가득 차리고

몇 배의 절을 올린들 죽은 그 사람은 아무 말이 없더이다.

하기 사... 

울 화상 자기가 이 뇨자에게
 
논을 사 주었더냐? 밭을 사주었냐?

어린 자식새끼들 주렁주렁 고드름 달 듯 해놓았고..

가족들이 애타게 붙잡는 바지가랭이 미련 없이 뿌리치고..

황금 한 푼 남김없이 끝까지 자기 치료비에 다 들어갔거늘..

염치라는 것이 있다면 자기인들 무슨 할 말이 있으랴...


하지만 지금에 와서 누워있는 귀신을 상대하여 한탄한들..

다 지나간 갈바람속의 소용돌이 일뿐.

그 누구를 탁함이 있으리라..

다 이뇬의 타고난 운명의 팔자이지...


이 곳에는 울 화상의 친동생과 사촌동생이 

함께 묻혀있는 곳이라...

산에 오는 김에 늘 만나기를 함께 하기에 

묘상에 놓을 음식준비를 언제나 셋의 몫을 하였고.

잘 있나 싶어서 두 시동생에게 찾아가보았더니

올 봄에 이 뇨자가 다녀가면서 

바꾸어 꽂은 조화가 그대로 인걸 보니 

그들 가족은 이번에도 다녀간 흔적들이 없구려..

몇 년을 계속 와 봐도 이 뇨자가 남긴 위로뿐이니..

아무리 죽은 자와 인연을 끊는다고 한들...

참 너무하다싶고 야속하더이다...

바로 밑의 친시동생의 아내는 미국이 좋다고
 
그 곳에 머물고 있으니 그렇다하고.

사촌동서는 바로 지척인 대구에 살면서..

남편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목숨달리하면서

재산관계로 인한 갈등으로 시형제들과 많이 다투었고..

결국엔 시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몇 억의 유산을 챙기는 즉시

시집 쪽으로 한 번도 뒤돌아 봄 없이 인연을 끊더니

자기 남편묘소까지 거들도 보지 않음은 무슨 이유일꼬...

그래도 자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지 아비姓 물러 받았는데...


내려오면서 어찌하여 젊은 청춘들이
  
남들처럼 한대로 살지 못하고 

이 곳에 미리 머물고 있는지 서글픔이 앞서고...
 

바로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았고.

우리 가족일행은 미리 예약해 두었던..

호텔 인터불교 2층 컨벤션홀에서 

가수 태진아&송대관님 콘서트를 보기위하여
 
대구로 방향을 돌렸답니다.

집에서 준비해간 김밥을 점심으로 산에서 맛있게 먹었건만..

삼시 세끼의 마지막 한 끼를 그냥 삭제 할 수 없기에..

이 뇨자가 잘 아는 식당에서 생 갈비구이로 저녁을 마무리 하였고..

밤 7시 30분의 쇼를 보기위해 대구 파크 호텔로 직행..


넓은 홀에 비하여 무대장치는
 
노인기금 자선 쇼라서 그런지 초라한 모습의 별로였는데...

생각보다 입장료가 좀 비싼 편 같았는데도
 
그 넓은 장내좌석이 남는 곳이 하나도 없었으니..

그 두 가수님들 대구의 팬들에게 인기도가 대단함을 알수 있었습니다.


가수님들의 혼을 불어 넣어 열창하는 모습이 

청중들을 환호의 도가니 속으로 집결시켰으니.

누가 먼저라고 함도 없이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박수로 박자를 맞추어 함께 노래를 따라하는 모습이
 
그 옛날 내 젊은 시절을 추억케 하였습니다.

트롯토 가수인데 많은 젊은이들도 관중석에 함께 동참하였고.

이 뇨자 아들 현이 부부도 20대 후반의 젊은 시대이건만

그 분위기에 젖어서 계속 박수와 함성을 토하고 참 좋아하였으니..

모처럼 가족 나들이가 즐겁고 보람찬 하루로 마감했습니다.


사람 산다는 것...

뭐 별것이 있겠습니까?

이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줄 아는 그런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고...

사는 보람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 죽은 그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