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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신도시에서의 삶


BY 김민숙 2001-09-15

2001년 9월 14일
이번이 여섯번? 집이다. 결혼 6.5년차인데 거의 1년에 한번꼴로 이사를 한셈이다. 남편의 발령지 따라 이번엔 대전에서 인천으로 왔다.
행정구역은 광역시이지만 전자제품을 배달하는 사람들이나 가스렌지 A/S 하는 이들은 이곳을 일주일에 한번씩 들어가는 섬이라 부른다.
"육로로 올수가 있는데 왜 섬이예요?" 라고 한마다하면 기다렸다는듯이 통행료를 애기한다. 민자를 유치해서 지었다는 다리를 건너는데 보통 사람들은 6000원을 주고 건넌다. 그래서 통행료 얘기만 나오면 기가 꺽인다. 으- 무서운 통행료.
이사하고 일주일-아파트 밖으로 걸어나가본적이 없다. 나갈 일이 없다. 신도시에는 이 아파트외에 완공된건물이 없다. 초등학교도 짓고있고, 동사무소도 짓고있고, 소아과나 미장원 피아노 학원등이 들어올 건물도 짓고있다. 모두 짓고있는 건물뿐이다. 아파트 상가에 있는 슈퍼와 정육점 반찬가게, 그리고 슈퍼옆 빈터에 야채와 과일을 파는 곳이 여기 입주민들이 물건을 살수있는 곳이다. 조금은 비싼듯해도 조금은 불친절해도 물건 상태가 좋지않아 보여도 그냥 이용할수 밖에 없다. 그게 싫으면 비싼 통행료를 주고 인천시내나 일산의 할인매장을 찾거나 차를타고 10분(정확히는 모르겠지만)쯤 가서 원주민이 살고있는 곳에 가서 물건을 구입해야한다. 사실 어느것도 만만치 않다.
아파트 놀이터는 취학전 아이들로 가득찬다. 관리소 1층을 임대하여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이 많은 아이들을 다 수용할수가 없다. 그래서 늦게 이사한 아이들은 정원이 다 찼다는 말에 놀이터로 갈수밖에 없다. 석달전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딸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하지만 학원 건물이 완성되기까진 어쩔수 없다. 그러다가 배운거 다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이곳에서 지내는것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데 불평만 한것같다. 5분 걸으면 놀이동산이나 과학관,마트도 갈수있고 교육시설이 좋은 곳에서 지내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던 탓이리라. 조금의 불편함에 익숙해지면 이곳의 삶을 사랑할수 있을것 같다. 불평만 하기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줄수있는것이 너무도 많은 곳이다. 틈나는데로 이곳의 생활에 대해 올려야겠다고 생각한다. 공항신도시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게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