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이 지나고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에 대하여 tv를 시청하다가.
" 여보야~ 나 장기기증 할래~ "
" 미쳤군! 이 여자가..."
한마디로 묵살? 을 내 버린다.
" 왜 미쳐?...역지사지라고...입장 바꾸어 생각해봐~ "
" 시꺼! 니 몸이지만 니 마음대로는 못해! "
시끄럽다고...지청구 먹는다고 한번 마음 먹은일을 하지않는 성격이 내 아니지.
그리고 어제 오늘 생각한것도 아니고...
모든걸, 다아 내 놓았다.
신장부터~ 안구, 뼈, 사후의 시신까지 ....( 해부용으로 )
며칠후~
증서가 날라오고... 보호자싸인이 필요했다.
다시한번 남편과 마주앉아 심각하게 남은 인생을 얘길하던중...
" 여보~ 허락해주라~ "
" 못해! "
" 그러지말고...여보~ 안되는 이유나좀 압시다 "
정색하고 무릎앞으로 닥아가니...
" 맨날, 술먹는 몸, 어디에 쓸데가 있냐? "
" 차~암..당신두~ 그러니 당신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
술에 절은몸! 그러니 얼마나 연구가치가 있수?
쬐마난 여자가 평생을 술만 마시다 갔는데...
어디가 어떤지, 얼마큼 상했는지... 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 될수도 있고..."
" 좋다! 그럼. 이화한테 ( 울 딸 이름 ) 먼저 허락 받아내.
그다음 나도 동의할께~ "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자초지종 설명을 하니...아인, 눈에 하나가득 눈물부터 보인다.
" 그럼, 엄마 눈도 없고 ( 안구기증 ) 뼈도 없고... 안돼~ "
" 아니, 아니야~ 그건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필요한것만 갖고가면 시신은 원상태로 회복시켜 놓는대 "
" 정말?...그래도 난 싫어요 "
며칠을 아이를 설득하고, 회유하고...장황하게 우리나라 매장문화가 어떻고...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 알았어요, 엄마~ 엄마 뜻이 그렇다면..."
겨우 아이의 동의를 얻어내니
매야? 서방이란 사람은 안된다고라?
" 이 여자, 간도크고만...나보다 먼저 가시겠다~~~~~~
내 그렇게는 못하지~
나 먼저 갈테니...뒷정리 깨깟이 하고와~ "
" 알았어! 알았으니 서명이나 해 주라 "
끝내 남편의 서명은 못 받아내었고.
난, 지금도 면허증 한 귀퉁이에 장기기증~ 이란, 표딱지를 붙이고 다닌다.
그런데...그런데 말이다.
참 묘하기도 하지?
내 몸 모두를 주고나니, 오히려 내 몸이 귀하게 여겨진다.
넘어져 뼈가 다치면 안돼~
술 너무 많이 마셔 줄수없으면 안돼~
눈 고만 혹사시켜야지...두고갈 겄인데...
상처나면 안돼~ 피부도 줄건데...
이건 내 몸이아냐~
겉으론 내 몸이되...이미 예약이 되어있는몸!
곱게쓰고 물려줘야 할거 아닌가?
하다못해 옷 이라던가...학용품.
내려줄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곱게 사용하듯이...
나 역시도 장기기증 약속을 하고나니 함부로 내 몸을 다룰수가 없는거다.
죽어서도 또 한번을 살수있는 삶이니...
이 얼마나 좋은가?
우연히~
남편과 아이... 사후를 얘기하다보니
또 다시 장기기증과 장례얘기까지 나오게 되었는데...
나야뭐~ 화장까지 다 시켜주니...재만 가져다 뿌려주면 되는것!
이 웬수...
" 너 먼저가면 깊은산중에 꽁꽁 묻어버릴꺼야~ "
" 어라라~ 약속은 약속이야 "
" 그건, 네 법인지 몰라도 내 법은 아니야...
그러니 나, 내 법대로 할래~ "
" 허지만, 서방아~ 당신먼저 가면...난 내 법대로 당신시신 병원측에 내 놓을껀데? "
한 옆에서 가만..우리 얘길 듣던 딸아이가...
쿨쩍거리며 고함을 빽! 하고 지른다.
" 아빠 엄마... 내 법대로 할꺼예요
따뜻한곳에 제가 잘 묻어드릴꺼예요 "
법법법! 오늘하루는 웬 법이 풍년?
그려그려~ 모두가 법대로 합시다요.
하지만...난 아녀~
약속을 지킬수 있도록~ 여보! 그리고 딸아!
내 법대로 날...도와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