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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52

못말리는 부부1


BY 올리비아 2001-09-11

'아...주부도 직장인처럼 쉬는날 좀 없을까..'

해질무렵 다늦게 밀린 다림질을 하다보니
그만 저녁할시간을 놓치자 밥하기가 싫어진다..

그렇잖아도 외식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또 가자니 좀 그렇고..

그러던중 마침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어디야~"
"응 지금 집에 가는중이야.."
(에구..저녁이나 먹고 온다하면 좋으련만 ..쩝..)
"음..알았어.."
"오늘저녁은 뭐야"
"응~~오늘 저녁메뉴는 똑.라.면!!!"
".........."

(음..왜말이 없쥐..넘 획기적인 메뉴인갑다.ㅠ.ㅠ;;)

자기가 좋아하는 떡과 라면 두가지를
한꺼번에 다 해주겠다는데 왜 말이 없쥐~
기대이상이라서 그런가...아님 기대이하 라서그런감..^^

"왜~~싫어? 그냥 라면도 아니고 똑.라.면인데..ㅋㅋ"
"저녁 사달라는거여 뭐여.."
(에구 ..눈치는 빨라가지구..구여븐자슥..ㅋㅋ)

"사주면 나야 조~오~취~"
"알써..준비하고있어.."
"웅.."
(작전성공..^^)

우리가족은 외식파다.
그렇다고 비싼음식을 찾아먹기보다는 저렴하면서 맛난곳
찾아다니며 먹는 그런 실속(?)외식파임을 자처하는바 오해없길 바람..

"얘들아 저녁먹으러 가야되니까 준비하고있어."
".........."
"왜그래?"
"나가기 귀찮은데..나 안가면 안돼?"
"그럼 저녁은?"
"내거 포장해가지구 오면 안될까?"

둘째녀석은 이미 성급한식성이기에 이미 저녁을 혼자 먹었기에
늘 식성 까다로운 큰애의 주문만 접수한채 알았다하며
나혼자 집앞으로 나가서 그의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은??"
"음..귀찮아서 나가기 싫다네..걍 우리둘이 가서먹자."

그렇게 우리둘이는 며칠전에 개척해놓은 맛난 감자탕집에가서
열심히 뼈다귀살 긁어먹고는 큰애껀 포장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갑자기 남편이 노래방을 가자고 한다..
"음..그럴까.그럼 30분만 놀다갈까."
그렇게 노래방에 둘이 들어가는데 딸아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배고파 죽겠는데 왜케 안와~~"
"참내 그러니까 같이오자니까 왜 게으름을 피우는거야.."
"알써 좀만 기다려..곧 갈꺼니까.."

그리곤 우린 노래방에서 잠깐 있을거라 생각하고
딸의 전화를 끊고 노래방으로 들어섰다.

"아줌마 30분에 얼마예여?"
"7000원이여.."
(음 5000원만하쥐..)

"1시간은여?"
"12000원여.."
사실 알면서 그냥 물어봤다..
(한시간에 만이천원이면 30분에 6000원이 맞는거아닌감..
무슨계산법이 뭐 그러냐.쩝.)

"만원에 서비스시간 안받고 한시간 안될까.."
거의 독백에 가깝다..한시간하자니 좀 길고 30분하자니 좀짧고..

내가 고안한 계산법에 다들 반응이 없다.
(난 이미 배고픈 딸아이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돈계산만한다)- -;;;

뒤따라오던 울남푠 불쑥 지갑에서 만이천원을 주며..

"아줌마 1시간 주세여.."
(우쉬...뭐여..나만 *팔리잖아..)

"아줌마 녹음돼져? ㅎㅎ 테잎녹음좀 부탁해여~~"^^
(지킬건 지킨다..챙길건 챙긴다..ㅋㅋ)

둘이 들어간 노래방에선 우린 마이크하나씩 부여잡고
흔들리는 조명사이로 주거니받거니하며 노래책 하나씩
펼쳐들며 듣도 보도못한 흘러간 노래서부터 신곡까지
둘이 서로 흥 넣어주며 짤짤이 흔들어주며 그렇게 신나게 놀고 있었고..

배고프다는 아이의 밥은 차안에서 맛난 뼈다귀와 들깨고은냄새
모락모락 풍기며 그렇게 주인을 한숨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오늘따라 서비스시간은 또 왜케 많이 주는겨~~^^
(공짜는 챙긴다. 거의 본능에 가깝다.ㅋㅋ)

아이들하고 오면 주로 요즘신곡들의 빠른노래만 애들이 연속 부르니
울남편 동안 좀 따분했던지 간만에 맘맞는(?) 동지와 가니
울신랑 거의 물만난 황소개구리 따로 없지싶다..ㅋㅋ

그렇게 노래방에서 계속주는 서비스10분을 아쉽지만
채우지못하고 밖을 나오니 밤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집에 오는길에 우린 차안에서
녹음한 테잎을 즐겁게 들으며 감상하다 그것도 아쉬워
집에서 마져 듣자하며 테잎을 꺼내가지고 집으로 턱 들어오니,

울큰애 마치 배고픔에 한이 맺힌 아이처럼
평소 주방에서 라면도 잘 안끓여먹던 아이가
혼자 만두를 구어 먹으려 하고 있지 않은가..

"잠깐!! 이거 해장국 한번 더 끓여줄테니까 만두 먹지말고 이거먹어.."
(엄청 착한엄마다..딸의 건강을 위해서 만두보다 밥을 권하니말이다.)ㅋㅋ

"뭐야..전화도 안받구..배고프다해도 오지도않고..노래방갔쥐?"
"ㅋㅋ웅..그러게 너도 가자니까.."
"몰라..배고파죽겠단말야..밥 빨리줘.."- -;;
"알써. 쬐메만 기다려..ㅋㅋ"

밥을 식탁에 차려주고는 그 늦은시간에
우린 거실쇼파에 앉아 노래방테잎을 들으며

이노래는 어떻고 저노래는 어떻고..비평과 감상을 하며
그늦은 시간에도 잠잘생각도 않고 노래를 들으며 킥킥거리고 있었고,

기아에 허덕이던 울 큰애는 차려놓은 해장국에 맛이 홱 가삐렀는지
마져 퍼부어야할 막중한 임무인 잔소리마져 잃은것 같았다.^^*

식탁에서 씩씩데며 밥을 먹는 큰애 뒤통수 뒤에서
울남편 큰애 안들리게 작은목소리로 내게 속삭인다..

"야~~~ 다음에 우리둘이 또 가자.."
"ㅋㅋ 구래구래..쉿!! "^^

큰애는 못말리는 엄마아빠에겐 이미 관심이 없다.
그저 식탁위에 있는 커다란 뼈다귀살 긁어 먹느라 여념이 없었다..

딸아..

엄마아빠도 가끔은 이렇게 부모자리 벗어나서
너희들처럼 놀고 싶을때가 있거덩...이해하렴..

하지만 그땐 너희들 배부르게하고 갈테니 걱정마렴..

아빠도 경악을 금치못한 그 획기적인 음식..

똑..라.면으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