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18

결혼식과 장례식에 대하여....


BY 숲속 2000-07-13

며칠후면 시누이의 결혼식입니다.
7월15일 오후1시가 결혼식인데, 그 결혼식을 며칠 앞둔 오늘
친지중의 한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연세는 78세신데 그 연세에도 정신을 가다듬으려고 언제나 손에는 실타래가 들려있곤 하셨어요.
실타래를 풀었다 놓았다하면서 치매 예방을 하신거지요.
몇달 전에 그분을 뵈면서 참 그 연세에도 저렇게 노력하는 것을
보며 나도 배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 했었는데, 그래서 아름다운 황혼이라는 생각까지 드신 분이셨는데 오늘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어른들의 얘기로는 장례식에 갔다가 결혼식에는 가지 않는 거라면서요...그래서 저의 시가쪽에서는 어찌 할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투병을 끝내고 하늘나라로 가신 외숙모님의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것인지, 아니면 고모님의 하나뿐인 딸(시누이)의 결혼식에 가야 하는지로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의 생각은 그냥 순리대로 살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때다 하고 때 맞춰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그분의 마지막 길에
안간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것만 같습니다.
장례식보다 결혼식이 먼저 였다면 더 없이 괜찮았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것데 자연스럽게 장례식에 갔다가 결혼식에 가면 안되는 걸까요?
사람사는 일이 다 뜻대로 안되는데 훗날 결혼식을 핑계로 장례식에 문상오지 않은걸 안다면 몹시 서운할 것만 같은데....

고모님께 아침에 어떻하는냐고 여쭸더니 "그래, 다 그쪽으로 가라. 이쪽엔 올 필요없다"며 화를 내시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정말 어떻해야 되는 거지요?
가슴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