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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89

할머니에 대하여


BY 나의복숭 2000-12-13



길을 가다보면 요샌 할머니들도 화장을 곱게 하고
참 세련된 할머니들이 많다.
생활수준이 그만큼 향상된걸까?
60년대만 하드라도 우리들의 할머니들은
비녀찌르고 구두는커녕 코고무신도 새신은 외출할때만
내어신고......
흰색이 바래어서 회색에 가까워도
그나마 늘어져서 안찢어진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신고 다니셨다.

우리 할머니가 생각난다.
66년도엔가 케네디 대통령 서거하고 장례식장에서
재크린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왔을때
우리 할머니 말씀
"저런..서방이 죽었는데 높은 빼딱구두 신고 나올
여가가 어딧노"
울 할머니 생각엔 그 나라도 울 나라처럼 코고무신이
있었는줄을 생각하신 모양이다.

그리고 장례식 지켜보면서
"저것들은 곡도 안하네. 고개 빳빳하게 치켜들고..?"
그 할머니는 지금 하늘나라에서 뭐 하실까?
비녀찌른 할머니 보기힘든 요새 세상을 내려다 보시면서
구두신고 화장하고 머리 파마한 할머니들께 예의
"우리때는 안저랬는데..."
요렇게 말씀하실까?

계란이 최고의 고급반찬였든 그때
우리들은 아버지의 밥속에만 살짝 넣어주신걸 보고
그리도 섭해하고 먹고 싶어 했는데...
요샌 코레스테롤 수치가 어떻고 하면서 계란은
천덕 꾸러기가 되버려서 정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 세월이 흐른후
우리도 저위에서 내려다보며
지금의 우리 나이들 사람한테 뭐라고 그럴까?
"쯧쯧..우리때는 안그랬는데..."
그땐 지금의 10대나 20대가 우리 나이가 되어 있겠지.

세월은 그렇게 흐르는거다.
다 어제같은데 지나고보면 벌써 이만큼이나 와 있고
오늘 현재는 과거의 추억이 되버린다.
(그래.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해야겠구나.
우린 다들 얼마안있슴 갈 사람들인데....)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쌈해도 다 한순간이고
어느만큼 세월이 흐르면 밉든 곱든, 자의든 타의든 다
헤어져야 하는데...

그래. 죽으면 그만인데....미워도 곱게 봐주자.
좋으면 더 좋아하자.
사랑하면 더 따뜻하게 대하자.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죽음앞에선 다공평하니까...

아 나에게도 인제 역활분담할일이 남아있는건
할머니역만 남아 있구나.
비가 오니 갑자기 처연한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