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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78 - 소설가 이문열 '세무조사' 칼럼 사이버 공방


BY 닭호스 2001-07-11



《소설가 이문열씨(53)의 언론사 세무조사 비판 칼럼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를 둘러싸고 ‘곡학아세(曲學阿世)’ 논쟁이 벌어진 데 이어 그 불씨가 이씨의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www.munyol.pe.kr)로 번졌다. 이씨가 한 신문에 칼럼을 기고한 2일 이후 5일까지 나흘 동안 1000건이 넘는 찬반 양론의 글이 홈페이지에 올라왔고 갈수록 토론보다는 언어폭력에 가까운 글이 난무하고 있다.》
이씨는 네티즌의 질문에 대해 13차례에 걸쳐 자신의 의견을 폈으나 폭언이 늘자 5일부터 응답을 중단했다.


‘콜리산’이란 ID를 가진 네티즌은 “당신의 태도에 실망했다. 소장하고 있는 책 20여권을 반송할 테니 주소를 가르쳐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 이씨는 “반송해 주시면 책값은 현행법상 최고 이율을 붙여 반환하겠습니다. 아울러 부탁하는 바는 어디 가서 내 책을 읽었다고 하지 마십시오”라고 답했다. 책값 환불 소문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 이를 확인하려는 네티즌이 이 게시판으로 몰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이문열씨 홈페이지 폐쇄




이씨는 3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히틀러가 공산당을 잡은 죄목은 ‘방화범’이었고, 중국의 홍위병이 위대한 작가 랴오서를 끌어낼 때 붙인 죄목은 파렴치범이었습니다. … 여러분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면서도 (칼럼을) 쓰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한 정황에 대해서 올바르게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몇몇 네티즌은 이씨가 부인한 ‘한나라당 국가혁신위원회 소속 의혹’을 사실인 양 단정짓거나, ‘이씨도 탈세했다’는 등 인신공격성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반면에 ‘수인’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자기 주장에 찬성하지 않으면 우익파쇼집단이고 찬성하면 민주주의의 화신인 양 이분법적으로 재단한다면 전체주의 국가와 뭐가 다를 게 있는가”라며 냉정을 촉구했다.


이씨는 5일 저녁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특정 독자에게 개인적으로 책을 반환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일 뿐인데 누군가 악의적으로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처음에는 젊은 네티즌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지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 응답을 포기했다”면서 “그러나 게시판을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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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전...
대학교 동창으로부터 우리 학교, 우리과, 우리 학번의 까페가 "다음"이라는 사이트에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연이어
그 까페의 힘을 빌어 전 세계 각지에서 불굴의 의지로 지방 삼류대 비인기학과의 서러운 꼬리표를 달고도 고군분투 중인 동기들을 거의 다 찾아가고 있으니.. 나도 속히 들어와 돌아온 탕자들의 대열에 합류하라는 강제성인 다분히 담긴 협박 메일이 날라들었다...

나는..
기쁘고.. 즐겁고 설레는 가슴을 안고...
그 까페를 찾았으며...
잊고 살았던 옛전우들을 만났고..
반가워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5년이 채 안된...그네들은 모두들.. 내가 참으로 우러러봄직한 인물들이 되어 있었다...

대학을 다닐때는..
수업을 빼먹기 다반사고...
어딘지 어줍잖기 짝이없어 보이던 그네들이..
어디선가 직장을 잡고.. 그 직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들이 되어 있는 모습은 과히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금의 내 신세가 한없이 처량하게 느껴졌다..

애 똥기저귀속에서...
그리고 애가 먹다가 흘린 밥알들 사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내 모습이 구질거리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였던지..
그 까페에 선뜻 글 한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변신" 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익명을 요구한 한 동기의 글이 까페에 올랐다...

그는.. 안티93 이라는 제목하에...
우리 학번 모두를 각각 파별로 나누어 조목조목 우리가 철없을 때 저질렀던 만행 모두를 까발리고 있었다...

순전 컨닝으로 일관해 친구들의 장학금을 가로챈 비열한 인간이라는 질책을 들은 한동기는 격분하다가 까페를 떠나고...

공부 좀 잘한다고... 까불고.. 친구들 무시하던 밥맛없는 파라는 지탄을 받은 동기들은 무더기로 항의 소동을 빚어냈다.

그리고.. 까페의 운영자이면서.. 경찰로 복무중인 한 동기는 자신의 직분을 이용하여 이 일을 사이버 캅에 연락함과 더불어 어떤 루트를 이용해서라도 그 변신이라는 자를 색출하여 구속수감시킬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으며 상처받은 동기들을 위로하였다.

그런 와중에서...
동기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서로를 "변신"이라고 의심하는 등의.. 학창시절에서 조금도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자세를 시종일관 보여주었다...

물론...

그 변신의 글에서.. 나의 이야기가 나쁘게 나왔다면.. 나도...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하지만.. 변신.. 그가 밝힌 마지막 파가.. 나의 이름 석자를 넣은 파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파의 우두머리인 나를 포함.. 그 파의 일원들에 대해서 변신은 다소 동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나는.. 변신을 글을 읽고...
안도와 더불어 대학 시절을 반성하는 계기를 가졌다...
혹시.. 내가 변신의 다음글에서.. 지탄의 대상이 될만한 일을 저지르지나 않았나.. 하고....

요즘은 인터넷사용이 범람하고.. 그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이 적지않게 발생한다...

나는... 수시로 아줌마쫌컴에 와서.. 내가 누구에게도 할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닭호스라는 필명아래.. 그리고 때로는 더욱더 익명의 의미가 담긴 다른 이름들 아래.. 솔직히 털어놓고 간다.. 내가 밝히지만 않는다면 닭호스라는 이름의 배후에 있는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알수가 없을것이지만 나의 글이나 의견에 대해서 화를 내고 불만을 나타내는 이들을 만나면 이내 우울해지고 나의 섣부른 행동에 후회가 느껴지기도 하였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생각이 있고..그를 바탕으로 의견을 낸다..

물론.. 그 의견중에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때, 틀린 것들도 있을수 있지만.. 그러한 것들에 원색적으로 발끈 화내고 반응하기 보다는 느긋하게 여유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하지만...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