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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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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에.....


BY 쟈스민 2001-06-16

참으로 질긴 인연인가보다.

벌써 열 아홉해 째 한 직장엘 다니고 있으니.

마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인양, 늘 그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모습으로 거기 그렇게 있다.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을 간직한 그녀는 그로 인하여 때때로 불어오는 비바람도 천연스레 생각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더 높은 이상을 가지고, 항상 노력하는 그녀였는데.....

어쩌면 지금 그녀에게 주어진 삶의 내용이란 게 터무니 없이 가볍운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늘 범생이었던 그녀는 학창시절 너무도 우물안 개구리 모양으로 학교생활에만 충실했던 것 같다.

그 때만 해도 모두들 열심히 공부에만 매진하는 그런 분위기였으니.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사춘기란게 언제 지나갔나 기억도 나질 않는다.

늘 시험에 ?기며 분주한 생활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었던지, 친구들과의 시간도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 학교란 곳도 다분히 작은 경쟁사회였던 것일까?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올려지면 참 좋으련만 그저 공부, 공부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리며 바보처럼 살았던 십대의 기억 때문에

이제 학부모가 된 자신에게 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치마바람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일 진대,

사회란 곳은 소수의 튀는 사람들, 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그 어정쩡한 몸짓때문에 아주 우스꽝스러울 때가 많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두 얼굴도 마다 하지 않는 가장된 천사의 얼굴을 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사는 걸까?

본의 아니게 입히는 상처까지도 헤아리고, 염려하고, 한번 쯤 더 생각해보는 사려깊음이 무척이나 아쉬워진다.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 싶으면 목소리를 높여 따지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 같다 싶으면 다른 사람의 손해따위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는.....

두얼굴로 살아가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 생활

그런 것들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그녀에게

때때로 아주 많은 상처를 남긴다.

아주 오래 가는 마음의 상처를.....

항상 위를 바라다 보며, 더 높은 곳으로의 진행도 중요하지만, 너무도 자주 잊고 지내는 주위의 동료들도 사랑으로 보듬고 싶은 까닭에

두 얼굴을 하고 사는 이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아름다운 사회에선 명쾌한 머리도 필요하지만, 메마르지 않는 가슴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을 돋보이기 위하여 한껏 포장하는 거짓웃음보다는
항상 변함없는 자세로 자신의 맡은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말하지 않아도 다 알수 있고, 누가 이렇다, 저렇다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일도 아닌 듯 하다.

살아가는 동안에 누군가에게 아름답게 기억되는 이가 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까.

살아가는 동안에 아름답게 기억될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속에 가득 차 있다는 건
진정 행복한 일이 아닐까.

이런 생각 해보면서, 혹여나 나로 인하여 상처받은 이들의 영혼에 고개숙여 미안타 말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살면서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그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꼭 생각해 보는

넓은 가슴으로 감싸 안는 내 안의 더 깊은 나를 숨겨두고
그러고 살고 싶어진다.

누군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알아주기 조바심 치지도 않고

늘 나무처럼 굿굿하게 그곳에 서 있고 싶다.

변하지 않는 초록의 푸르름으로

메마르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언제까지나 그곳에 그렇게 서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