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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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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달기 --님프님과 로미님께


BY 사라 2000-06-12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라디오 프로에서 구성작가로 잠깐 일을 했었습니다.

교통방송하고 국군방송 에서 였어요.

전 지방의 사립대 만도 못한 전문대학 출신입니다.

메인도 아니고 보조작가로 일을 시작하면서 저는 6개월도 못버티고 그바닥을 떳습니다.

1년 동안 했던 공부가 모두 수포가 되었었지요.

아더메치유 란말 들어보셨나요?

방송국은 아더메치유가 집결되어 있는 곳입니다.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고, 유치한...

대부분의 여성 작가들은 이대 인맥이 주름잡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라곤 없어 보였지요.

이대 출신 분들껜 대단히 죄송한 이야기나

자기들 끼리 형성된 인맥에서 똘똘 뭉쳐 정말 배타적인 분위기 였다고 봅니다.

어쩜 핫바리 출신의 자격지심이었을 지도 모르지요.

저는 지금도 방송국에서 치뤄지는 각종 공모전이나 콘테스트에서

학력을 4년제 대졸자로 한정하는 작태에 매우 분개하는 사람중의 한명 입니다.

심지어 개그맨 콘테스트에서도 대졸자만 응시자격을 주는 건 그야말로 전근대적인 발상이지요.

전 누구보다도 잘 할 자신이 있었고,

뛰어나진 못해도 뒤처지진 않을 자신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래서 겁도 없이 그바닥에 디밀고 들어갔었지요.

그러나, 메인작가라는 사람은 내가 쓴 원고도 자기가 다 쓴것 처럼 떠벌리고 다녔지요.

전 오래지 않아 알았습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키워 줄 줄 알았던 그사람이 사실은 더 지독한 떼놈이었다는 걸.

미련없이 박차고 나왔습니다.

꽤 괜찮은 보조작가 덕에 몇달 너 무지 편했을 거이다,

어디 나없이 너 함 잘해봐라,

그러면서 방송국이 있는 여의도 방향을 향해서는 오줌도 안쌌습니다.

내가 작가들의 학벌에 관해서 언급한 것은

내 학벌이 그만큼 잘나서가 아니라

현재 방송국의 보편적인 자격기준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제가 별루 밝히고 싶지 않았던 내 학벌을 (우와,진짜 미치겠다)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두분께서 그점을 오해하고 계신 듯 해서 입니다.

아, 나 또 전문대학 출신들 한테 무지 돌 맞게 생겼다.

드라마에 관해서 논하자고 모인 마당에서

우리가 왜 이렇게 드라마 외적인 사안들에 오해를 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으랏차차!

다같이 빨리 평상심으로 돌아가서 우리 썽내지 말고 열심히들 씁시다.

정반합의 과정처럼

싸울 수록 다져지는 게 우애 아니겠습니까?



서울 변두리에서 사라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