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아쿠! 또 잊어먹었네
그 휴게소 이름이 뭐였더라...
아침부터 춘천가자는 순이 전화에
집안일 대충 챙기고 출발을 서두르며
나:'오홍? 내백 못봤어?'
순이:'어깨 맨거 뭐예요?'
나:'응 그렇구나,,,'
어께에는 핸드백대신 카메라가 폼나게 매달려 있는 것이였던 것이였다...
커피생각이 나서 차속을 살피다 곰곰생각...
커피를 뽑아 보온병에 담고 컵과 냅킨을 둘러싸서
얌전하게 식탁에다 두고 왔다는 생각이... 하하
언젠가 TV에 나온 사회자가 짜장면과 단무지이야기를 해서
별 쓰잘데기없는 얘기들도 한다.. 생각했는데
'나 지금 뭐하는거지?'
순이:'우리들 정신 좀 똑바로 챙기고 살아야해요..'
나:'순야 우리 무지 똑똑하게 사는거야... 정신이 좀 오락가락해서 글지'
산과 눈과 호수와 시골역과 기찻길과 완행열차와...
직각으로 내리쏟아붓던 구곡폭포와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
한겨울 고드름위에 목숨걸고 빙벽타는 히말리스트들...
저녁햇살에 반짝거려는 새하얀 눈길과 시골풍경...
원조 춘천닭갈비의 맛과 함께
차곡차곡 기억의 창고속에 새겨 넣으며
돌아오는 길
아담한 휴게소에 들려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무슨무슨 사연으로 이곳에 휴게소를 개업하고
불경기라도 밥은 먹을만 하다는
초보장삿꾼인듯한 편안한 아줌마와 담소를 나누지만
무슨이야기를 했는지 들었는지 이미 중도에 다 까묵으면서...
지나는 길에 또 들리겠다는 인싯말만은 잊지않고 시동을 거는 순간
휴게소 아줌마, 황급히 뛰어나와 차를 가로막으며
'핸드백 놓고가셨어요'
친절하게 건네주는 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 한번 똑떨어지게 하면서
그 휴게소 이름을 또 까먹었당
순이야~~ 대성리 역앞 서울방향으로 진흙을 발라 돔형으로 아담하게 지은
그집 이름이 뭐였지?
`0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