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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그 귀괴한 공포


BY 이미혜 2001-05-24

어린이날 여동생이 제부회사의 행사장에 아이들을 몰고가주는바람에 오랫만에 짬을 내 상영영화를 보게되었다. 인터넷으로 수수료까지 물며 예약을 하고,이옷저옷을 갈아입느라 부산을 떤 후 보게된 한니발.... 전편을 능가하는 엽기적인 공포를 막연히 기대하였다면 ,결론적으로 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오히려 중세의 칙칙함과, 일상적인 잔잔한 구조로 전편과의 연결이 단절된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실망은 금물, 한사람의 연기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익숙한 공포가 곳곳에 자리잡고있다. 피보다는 전편에 깔리는 음악소리가, 스칠듯말듯한 손끝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한 공포를 맛볼 수 있었다. 정적에게 납치된 한니발의 모습에서 절대무적이 아닌 보통사람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가장 엽기적인 장면은 부패한 권력자의 뇌를 잘라 본인에게 요리해 먹이는 장면이다. 머리가 반쯤 들어난 상태에서 자기자신의 일부를 맛있게 먹는 그를 지켜보게 만드는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영화는 안소니 홉킨스의 흡인력에 바친영화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다른 인물들의 평면성이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재미있다 없다의 차원이아닌 좀 다른 이야기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모두에게 공감을 주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영화가 끝난 후에 남편과 함께 왜 스컬리가 한니발을 구해 주었는지에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단지 법의 심판을 받게하기위해서인지, 아니면 한니발의 처형에 은근히 동조하는 심정이었는지 , 그도 아니면 그를 사랑하는 것인 지...등등. 정답은 물론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