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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66 - 법무장관 사표수리한 김대통령


BY 닭호스 2001-05-23



이른바 ‘충성 메모’ 파문으로 안동수(安東洙) 법무장관을 임명 43시간만에 전격 경질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3일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안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뒤 국가인권위원회법 공포문에 서명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서명식에 배석했던 신광옥(辛光玉)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인권위법 공포문에 서명할 때 눈가에 눈물이 핑 도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표방한 대통령으로서 인권위법 공포문에 서명하는 감회와 이자리에 주무장관으로서 당연히 배석해야 할 법무장관이 파문을 일으킨 채 경질된 참담한 심경이 순간적으로 교차된 것으로 보였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으로부터 안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고를 받고 조용히 사표를 수리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 실장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 파문과 대우자동차 노조원 과잉진압 사태 등으로 국정이 꼬이기만 하자 예정에 없이 청와대 경내밖으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답답한마음을 풀기도 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남은 임기중 경제회복과 남북관계 개선, 지식정보화 기반육성 등을 통해 국정각분야에서 세계 일류국가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일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 대해 회한을 느끼는 표정이었다는 것.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잘 하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일이 잘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면서 “너무 참담해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래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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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남편과 앉아서 티부이를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는 우리 각자의 유년으로 거슬러올라갔다..

남편은..
예전에.. 자신이 어릴적에 반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애들이 떠든다거나..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늘상가서 한판 붙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
라고 했다...

나도.. 그 얘기를 듣고보니.. 예전에 반장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내가 참으로 반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부실한 반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인가.. 아이들이 반가를 만들기로 했는데..

아이들은 조영남씨의 화개장터에 가사를 붙여 만들자고 했고, 나는 가곡 장안사에다 가사를 붙이자고 했던 것 같다..

아이들과 나의 의견은 팽팽히 맞섰고, 나는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아이들또한 그러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장안사와 같은 무거운 곡이 중학교 반아이들의 반가로는 전혀 적당치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때... 그 반친구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생각도 든다...

이렇게 힘든것이..
어느 집단의 대표자로서 집단을 잘 리드하고 자신의 생각을 극도로 자제하고,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언젠가 "데이브"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에서는 바람둥이 대통령을 대신해서 대통령과 아주 흡사한 외모의 인물이 대통령직을 맡게되는데..

그 인물이 의외로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하여 여러가지 산적한 많은 민생현안을 훌륭히 해결한뒤..

아주 조용히...
그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만화같은 스토리가 전개된다.

하지만 실상은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영화처럼 모든일에 아귀가 착착 맞아 톱니바퀴 구르듯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집단과 한데 어울려 호흡하고 그 집단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놓치지 않고 귀 기울인다면 설사 그 결과가 미흡하다 할지라도...우리 모두 그 리더에게 박수를 보내어 줄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