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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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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롱 바가지에 밥 비벼 먹는 여자


BY 잔 다르크 2001-05-09


나일롱 바가지에 밥 비벼 먹는 여자나일롱 바가지에 밥 비벼 먹는 여자

"골마 밭에 가서 풋고치 하고 양대잎 보드라운 거 따오니라!"
고명딸이 소를 몰겠나? 장작을 패겠나?
쫄래쫄래~

집에서 산 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면 산비탈에 밭이 있다.
콩 쪼매 양대 쪼매..... 
고랑마다 갖가지 구색을 갖춰 심어논 델 
소꼽놀이마냥 함참을 구부려 헤메~

무쇠 밥솥에 
뜸 들라칼 때 
쓱싹 씻어서 얹으면??

양대잎은 폭 쪄져 있구
된장은 메콤헌 냄새를 풍기며 보글보글~
할배상 들이고 나만?? 

뒤안에 심어논 나물로 
생재래기 한 바가지에다
된장을 둘러붓곤 고추장을 나설랑 싹싹 비벼선??

숫가락이 몇갠지 몬 세여~ 
하도 많아서.
들락날락!!

고 맛이 그리버설랑~
박 바가진 없구, 
헐수 없이 나일론 바가지에~ 
나일론 바가지도 바가지니께??

똑 같은 스토리로 싹싹!!
맛도 고 맛이 안 날 뿐더러
움~ 안 달게스리
혼자 달랑!!

이전에 안 넣던 참기름 꺼정 주르르 부었건만
암만해도 
고 맛을 몬 내니~ 
우째 된 긴지??

삽작 들어서는 들머리~ 
사랑통시 지붕엔 해마다 박넝쿨을 올린다.
밤마다 밤마다 
하얀 박꽃을 피워대다가
가을이 접어들고 서리가 내리만 
하이얀 박들이 달덩이처럼 얹혀져있다.

울 할배가 톱을 가지고 안채 마루에 건너 오시만
흥부네집?? 톱질이 시작된다.
"쓱쓱! 싹싹!"
딱 절반으로 참허게 갈라
따른게(하도 긁어 딸아빠진) 숟가락으로 속을 파내곤??
바짝 말리만,
가볍고 색이 곱게 나는 노란 박 바가지 탄생!!

답사리 빗자루마냥 가을만 되만 생기는 거니
성질 나만 
내 팽개쳐 부수는 게 
바가지 신세!!

한 톨이라도 붙은 밥 아까번 맘에~
긁어 먹는다고 생긴 말이??
"바가지 대강 긁어래이??"

바가지 안쪽이 
적당히 오돌토돌해설랑 자연발생적으로 나는 소린디!!
아줌마들의 전용어로 둔갑??
간장독을 뚜디리 깨는 누구네 집보단 
박 바가지 부서지는 게 덜 아까운데....

인자 오데가서  
쉬이~ 
고런 바가질 구해다
생재래기에 된장 퍼부어 
마파람에 개눈 감추던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그 맛을 볼꺼나??

나일롱 바가지에 밥 비벼 먹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