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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쪼개놓은 영화...헉!


BY pluto 2001-05-08

갑자기 이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보이 조지의'크라잉게임'
그리고 피카디리 극장 2층에서 그 영화를 봤을때의 놀라움이 떠오르더군여
당시 2층 맨 앞좌석에서 영화를 보던 저는 하마터면 아래로 추락사할 뻔했습니다
왜? 남자의 나신이 송두리째 등장해서?에이 그런걸루 추락사할 제가 아니져^^

아마 이영화를 비디오로 보신 분들은 뭔 소린가 하실거여요. 다 잘랐더만여, 한번 더 보구 싶어 비디오를 빌린 제 눈에 보인 영화는 잘려버리구 뼈만 앙상.....
때때로 모자이크처리까지 가미해서리......흑흑

이 영화의감독이 제가 좋아하는 다섯명의 감독중 한사람인 닐 조단 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많이 아실 영화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실패작이라 할 수 있어여, 닐 조던의 영화중에서...)가 있습니다
그밖에도, '인 드림스''마이클 콜린즈''애수'(The end of the affair;1940년대 비비안 리가 나오는 그 애수 아닙니다.)'요람을 흔드는 손'등등 있습니다.


암튼 '크라잉 게임'이 저의 머리를 후려쳤던 이유는 이 영화의 장르가 구분되어지지 않는다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멜로인듯 하다가도 아니구, 이데올로기 영화인듯 하다가도 아니고, 액션인가 하다가도 아니고...더더구나 주인공을 여자라 해야할까? 아님 남자라 해야할까? 이것 역시 결론이 나질 않고,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 해야하나? 아니라 해야하나? 이것역시...

많은 어지러움 속에서 제가 발견한 것 하나!
세상을 어떤 기준으로 아니다 그렇다로 구분짓는다는 것의 모순.
'크라잉 게임'의 주인공은 분명 신체구조로 판단한다면 남자입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은 여성으로의 감성으로 한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일 뿐이었고, 상대주인공 또한 여자이면서 동시에 남자인 사람을 사랑하며 동시에 혐오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가 '장르를 구분짓는다는 것'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 또한 우리의 흑백간의 결론을 거부하고 있더란 말입니다

닐 조단 감독의 영화에는 흔히 말하는 칙칙함이 많이 배어있습니다
그 후의 명화'푸줏간 소년'(1999년 10대 영화에 꼽히기도 했져)에서도 그는 암울한 현실에 갇혀 허우적대는 소년을 내세워 세상의 편견을 조롱했구여,
아넷 베닝이 주연을 맡고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조지 옵 정글'과 '미이라'의 주인공)를 킬러로 내세웠던 '인 드림스'에서도 인간의 잠재된 사악한 내면을 꿈을 통해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 바로 이 영화'크라잉 게임'을 최고의 명작으로 꼽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영화가 단순히 영화광으로서가 아니라 인생자체를 들여다 보는 눈을 뒤집어 놓은 때문이랍니다

영화는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해여
대개는 오락적 대상으로 즐거움이나 감동을 주는 매체로서의 역할만 하지만, 가끔은 가치관 자체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 버리기도 하니까여

암튼 안개가 자욱하게 낀 이 야밤에 제 눈을 새롭게 해줬던 영화 '크라잉 게임'을 생각하며, 초라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